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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호랭이 Nov 16. 2022

엄마가 외할아버지 딸이야?

아이의 말을 수집하고 기록합니다

며칠 전 아이와 친정에 다녀왔다.

안방 한편에 액자가 놓여 있었다. 결혼 전 나의 사진이었다.

사진을 물끄러미 본 아이가 묻는다.


"엄마 근데 외할아버지 집에 왜 엄마 사진이 있어?"

"응? 아 ~ 엄마가 결혼하기 전까지 외할아버지랑 살았거든. 그래서 외할아버지 집에 엄마 사진이 있어."

"왜 외할아버지랑 살았어?"

"엄마 외할아버지 딸이잖아. 엄마의 아빠가 외할아버지! 그러니까 그래."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 물어본다.

"엄마가 외할아버지 딸이야? 근데 왜 외할아버지랑 안 살고 봄이랑 같이 사는거야?"


아이의 순수한 질문에 웃음이 터졌다.


"와하하 ~ 그러네 엄마가 아빠를 사랑해서 같이 살고 싶어 결혼했어. 그래서 봄이도 만났지. 그래서 이제 외할아버지랑은 같이 안 살고 아빠랑 봄이랑 같이 사는 거야."


아이의 표정이 진지해진다.

"음. 봄이는 어른되서도 엄마 아빠랑 계속 같이 살 거야. 그리고 어른되도 엄마 사랑할 거야"

"오 진짜? 진짜지?"


아... 이걸 녹음을 해놨어야 하는데 말이지.

너 나중에 배신하기 없기다! ㅎㅎㅎ


내가 대체 뭘해서 이런 천사를 낳은걸까?

고맙고 또 고맙다 내 소중한 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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