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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우 Dec 12. 2020

글자놀이 2

어른이 된다는 건

                                  글자놀이2


이것은 글자놀이
아니 어쩌면 소꿉놀이

''바람에 획을 하나 그으면 바램이 되네''
그윽한 눈으로 뜬금없이 던진 너의 한 마디를
나는 내내 곱씹었다.

우연히 바라본 거울 속 모습
희망을 바라던 두 눈은 어느새 빛이 바랬다.

어른이 되기 위해 아득하던 무언가를 좇다 보니,
내 몸을 이루던 작은 행복 반죽들을 멀리 쫓았다.

''바람에 주름이 쌓이면 바램이 되네''
너의 말을 내내 곱씹던 나는 끝내 깊은 한숨을 뱉어냈다.
너는 울었다. 서럽게 울었다.

이것은 획 하나를 쥐고 노는 어른의 글자놀이
아니 어쩌면 바람을 바램으로 뒤바꾸어 놓은
그 온갖 소꿉놀이  


작가의 말

 어른이 되면서 우리의 찬란했던 꿈은 빛이 바랜다.
아니 어쩌면 원대한 우리들의 꿈이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힐 때, 그래서 그 꿈을 체념할 때 우리가 비로소 어른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서글픈 순환논리.

 바람이라는 글자에 획 하나를 그으면 바램이 되듯이,
우리의 꿈은 현실 앞에서 왜 이리도 쉽게 꺾이고 뒤틀리고 깨어지는 것일까.

 소년에서 어느덧 어른이 된 나는
내가 여전히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어른이길,
그리하여 거울 속 나의 두 눈이 여전히 찬란하게 빛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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