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성우 Dec 21. 2020

별의 위로

그런 날이 있었다.
나의 주변을 이루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넓디넓은 우주 속에 나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던 날.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슬픔이 나의 삶을 뒤덮고,
슬픔 밖으로 한걸음 내디딜 엄두조차 나지 않던 날.

그런 날이면 눈물 스민 두 눈으로 별을 보았다.
별이 슬픔을 달래주는 것인지, 별에 집중하는 것이

슬픔을 잊게 하는지.
별을 볼 때면 이상하게도, 내 안에서 나부끼던 슬픔이

가지런히 열을 이루었다.

별이 곁에 있어주어 그때만큼은 나도 혼자가 아니었다.



작가의 말

 왜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지 않을까.
나라는 사람이 이 세상 누구와도, 어떤 무엇과도 관계하고 있지 않다고 느끼는 날.
나는 결국 이 세상에 홀로 던져진 존재라고 느껴 혼자 엉엉 우는 아주 외로운 밤.

 나는 그날 바라본 별을 잊지 못한다.
다 안다는 듯이, 다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이,
멀리서 나를 묵묵히 비추어 주던 그날 밤의 별.
세상의 어떤 누구도 다독일 수 없던 나를 다시 일어서게 했던 그날 밤의 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쩌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의 재주 없는 글로 그 시간 속 당신을 위로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저 그날 밤 당신의 머리 위에서 별이 빛나고 있길 바랄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 춘설(春雪)서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