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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우 Jan 09. 2021

'국회의 권위'를 위하여

권위는 주어진 기능을 다할 때 비로소 바로 선다.

 한 여성 정치인이 국회에 '땡땡이 원피스'차림으로 등원했다는 소식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매스컴과 인터넷에서는 해당 의원의 복장이 국회라는 공간에 적절했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의원의 복장이 부적절했다는 사람들은 저마다 '국회의 권위'를 내세우며 원칙과 소신을 빙자한 도 넘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나는, 나의 짧은 지식을 바탕으로 그들이 운운하는 '국회의 권위'를 위하여 한마디 보태고자 한다.

국회의 권위는 잘 다려진 양복 셔츠나 재킷에서 나오지 않는다. 국회의 권위는 국회가 스스로의 기능을 다할 때 비로소 국민에게 인정받고, 지켜진다.
그렇다면 국회의 기능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국회의원들이 국민으로부터 '잠시 빌린' 권력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잘' 대표하는 것이다. 여기서 다양한 이해관계란, 천양지차의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국민 개개인의 권익과 사익을 말한다.

 따라서 그들이 운운하는 '국회의 권위'는 양복과 셔츠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복장을 입은 사람들의 목소리 또한 '잘' 대변될 때 비로소 지켜진다고 할 수 있겠다.
오늘 논란이 된 '땡땡이 원피스' 이외에도 더 다양한 옷차림을 국회에서 보고 싶다. 블루칼라 노동자의 기름 묻은 작업복을, 안내견의 털이 잔뜩 붙은 시각장애인의 옷을, 불편한 몸을 조금이나마 편히 하기 위해 입는 임산부의 펑퍼짐한 임부복을 입은 사람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국회를 당당히 활보하며 그들과 그들 공동체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리하여 진정한 의미의 '국회의 권위'가 바로 서는 날이 오길.

2020.08.05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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