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시험이라는 현실 앞에서

by 몽땅연필

일요일 수업이 연휴 때문에 앞당겨졌다.


두 번째 수업.


* * *


선생님이 말했다.

"이제 시험 형식을 알아야 해요."


DELF B2 쓰기 시험:

1. 편지형 또는 기사형으로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시험.

2. 1시간 안에 250단어.


* * *


"서론, 본론, 결론. 이 구조를 외우세요."


DELF B2는 명확했다.

도입부에서 주제를 소개하고, 본론에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모두 제시한 뒤, 결론에서 본인의 입장을 밝힌다.


"각 상황에 활용할 수 있는 표현들을 잘 외워두세요. 문법과 어휘 점수를 얻는 데 도움이 됩니다."


* * *


선생님이 예시를 보여줬다.

"Le sujet que je vais présenter concerne..." (제가 발표할 주제는 ~에 관한 것입니다.)


이런 문장들을 외워두고, 뒤에 어떻게 문장을 구성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 * *


하지만 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직접 써보는 연습을 해야 해요. 결국 언어는 외우는 것이고, 그것을 보여주는 게 시험이에요."


* * *


말하기 시험도 비슷했다.

서론, 본론, 결론으로 주장을 구성해야 한다.


1. 15개 주제 중 2개를 랜덤으로 받는다.

2. 그중 하나를 선택.

3. 30분 준비 시간, 그리고 20분 발표.


* * *


선생님이 강조했다.

"키워드를 프랑스어로 미리 정리해두세요."


주제를 보고 바로 한국어로만 생각하면 프랑스어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브레인스토밍은 한국어로 하되, 키워드는 프랑스어로 적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이 의견을 활용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다.


* * *


모르는 단어라면 패스.

다른 예시를 찾아야 한다.


찬성, 반대를 한국어 문장으로 정리하고, 키워드만 프랑스어로 적어두는 연습.

그게 시험 준비의 시작이라고.


* * *


수업을 마치고 구글 독스를 열었다.


선생님이 내준 과제.

"활용해서 작문을 해보세요. 단, AI 돌리지 마세요. AI가 쓴 문장으로 제가 잘했다고 해봤자 학생한테 좋을 게 없습니다."


키보드 앞에 앉았지만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 약속 있으니 일단 준비하고 시간 날 때 하자.


* * *


선생님의 말이 계속 맴돌았다.


'우선, 학생은 어휘량이 부족하니 단어를 많이 외워야 한다. 문장의 구조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으니,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만드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300장의 카드도 중요하지만, 그 단어들로 문장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시험은 단어 암기 시험이 아니니까.


* * *


막막했다.


다들 어떻게 공부를 하는 거지?

어떻게 나만의 커리큘럼을 짜야 내년 3월에 시험에 붙을 수 있을까?

단어는 하루에 얼마나 외워야 하고, 문법과 표현들, 그리고 각종 과제 외에 어떻게 공부해야 효율적일까?


생각들이 나를 휩쓸었다.


* * *


아, 우선 당장 해야 할 것부터 정리해보자.


[작문]

1. 표현들 외우기

2. 키워드 정리

3. 직접 써보기


[독해 & 듣기]

1. 지문 풀기

2. 모르는 단어 체크하기


[어휘]

1. 선생님이 주신 단어장 틈틈이 외우기

2. 나만의 단어장 만들기


[문법]

1. 주신 과제 문법책으로 찾아보기


* * *


30대 초반의 나는 다시 깨달았다.


공부는 이론을 아는 것과 실제로 할 수 있는 것 사이에 큰 간극이 있다는 것을.

그 간극을 메우는 건 결국 반복과 연습뿐이라는 것을.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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