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화 리뷰

<젊은 링컨(1939)> -존 포드

Young Mr. Lincoln

by 김지환

존 포드의 <젊은 링컨>은 고전 영화 마니아들과 시네필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난 고전 영화 마니아와 시네필이 다르게 분류되는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전자는 고전 영화 특유의 감성과 오락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후자는 영화에 대해서 사유하고 분석하는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반드시 한쪽의 특성만을 갖는 것도 아니다. 또 어떤 집단이 우월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젊은 링컨>은 고전 영화 특유의 오락성이 잘 드러난 영화임과 동시에 시네필들에게 높게 평가받을 영화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어떤 부분이 시네필들에게 호의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을까? 솔직히 말해서 영화를 보면서 '이게 그렇게 대단한 영화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감독이 영화사에서 매우 대단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존 포드이고 여러 평론가와 감독이 극찬했던 영화인지라 더 그렇게 느꼈던 것도 있던 거 같다. 최소한 엔딩 전까지는 나에게는 특별할 거 없이 그저 재밌는 고전 영화 중 하나로 장식될 것 같았다.


다만 이 영화의 엔딩신을 보고선 그 생각이 달라졌다. 재판에서 이긴 후 유유히 걸어가는 링컨의 모습에선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특유의 우중충한 배경 아래서 홀로 걷는 링컨의 뒷모습엔 왠지 모를 쓸쓸함과 막연함이 느껴졌다. 그 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링컨의 모습이 나올 땐 마치 그 운명을 항해 걸어가고 있는 거 같은 신비한 느낌도 받았었다.


엔딩을 보고 난 후 영화를 다시 곱씹어보니 꽤나 장치들이 많은 영화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예시로 파이 콘테스트에서 심사를 맡아 애플파이와 복숭아 파이 중 골라야 하는 링컨의 모습을 예시로 들 수 있는데, 영화는 링컨이 무슨 파이를 고를지 고민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링컨이 무슨 파이를 선택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이는 후에 두 아들 중 누가 스캇을 죽였는지, 즉 둘 중 누구를 사형시킬지 선택하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과 연관 지어진다.


또한, 링컨이 나뭇가지를 통해 자신의 앞길을 정하는 장면도 그 예시로 꼽을 수 있는데, 나뭇가지가 앤의 묘지를 향해 넘어지자 링컨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네 쪽으로 살짝 밀었을까?' 이 장면은 영화의 엔딩과 연관 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링컨이 법을 배우는 것을 고민할 때에는 선택지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뭇가지라는 도구를 활용해 선택할 수 있었고, 심지어는 자신이 어느 쪽으로 가게끔 유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엔딩에서 링컨은 나뭇가지를 통해 선택지를 정할 수 없다. 그렇기에 링컨은 막연한 감정을 품고 나무들을 지나면서 그저 걷는다. 이 엔딩이 더 쓸쓸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가 그의 미래를 알기 때문이 아닐까?


이 영화에는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순간들도 많다. 이 영화의 대사가 말해주듯 영화는 강물의 모습을 마치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처럼 담아낸다. 특히 링컨의 돌을 던지는 행위에서 녹아내리는 얼음덩어리가 떠다니는 강물을 거쳐 앤의 묘비로 이어지는 트렌지션은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까 싶다. 분명 서로 응집력이 약한 쇼트들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대단한 장면이 아닐까 싶다.


이외에도 전통적인 영웅 서사에서 벗어나 특유의 유머와 주인공의 고뇌로 영화를 이어간다는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이 영화에서 묘사되는 링컨은 분명히 무결한 영웅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링컨이 자신의 할 일에 최선을 다 하는 모습에서 영웅상을 찾아낸다는 점이 정말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분명 이것만으로 정리될 영화가 아니다. 다만 아직 영화에 대한 지식이 짧은 나로서는 이 정도밖에 정리가 안 되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너무 이른 시기에 본 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만 이 영화에 대해서 내가 놓친 부분에 대해서 더 분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영화에 대해서 더 많은 지식을 쌓은 후,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또 어떤 것들이 보일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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