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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이지 Apr 29. 2021

[암밍아웃] 나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는 사람들

유튜브에 갑상선암을 검색하고 몇 개의 영상을 보고 난 후 알고리즘에 매일 갑상선 관련 영상이 뜨고 있다.

매일 저녁이면 더 이상 관련 정보는 안 찾아봐야지 하지만 아침 출근길이면 나는 또 갑상선 포럼에서 수술 관련 이야기들을 살펴보고 알고리즘으로 뜨는 영상들을 살펴본다.


내가 갑상선암임을 알고 가장 먼저 봤던 영상은 "암세포 조지는 마케터 일기"였다.

20대의 젊은 여성이 갑상선암을 치료하며 느낀 감정들을 말로써 풀어나가는 영상인데.

아무런 정보도 없도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보다 더 어린 나이게 갑상선암을 치료하고 지금은 마케터로 일을 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나의 모습과 많이 닮아 애정이 갔다.

가끔 그녀가 우울한 감정을 카메라 앞에 풀어낼 때는 나 또한 침울해질 때가 있지만

어느 정도 회복한 후 올린 영상에서 씩씩해진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나 또한 희망을 가지게 된다.

그녀의 감정 변화가 마치 내 감정 변화 같아서 공감이 필요할 때 자꾸 보게 된다.


매 순간의 과정을 잘 이겨낸 그녀가 강남세브란스 장항석 교수와 이야기하는 영상에 등장하는 것을 보고 이 와중에도 특별한 하나의 콘텐츠가 있으면 어떻게든 사람들이 찾게 된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나도 어쩔 수 없는 마케터인가 보다 ^^: (직업병)

나 또한 브런치에 기록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해 보자는 생각이 더 강하게든다.

글로써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위로하고 정보를 주는 일에 의미를 두자!


 "암세포~" 유튜버가 감정적 위로와 공감을 줬다면 의학적 지식은 "건강한 요일의 앨리스" 채널의 장항석 교수님의 이야기를 통해 듣는다. 아주 간단명료하게 내가 원하는 정보들을 잘 정리해주시고 내가 고민하는 바를 잘 꿰뚫어 주신다. 선생님 영상 보고 나서 "아 선생님한테 진료받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집과 거리가 있어서 지금의 병원에 집중하기로!


나는 지금 절개와 로봇수술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반절재를 이야기하다가 전이됐다는 이야기를 수술 코디에게 들었는데, 도저히 내가 12~14센티의 흉터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실제 수술은 그 보다 더 작은 절개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7~8센티이더라도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 그래서 로봇 수술을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절개가 조금 더 디테일하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미용적 관점을 벗어나 암만을 생각했을 때는 절개를 고려해야 할까 싶다. 암수술은 재발을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한 번에 하더라도 제대로 암세포를 '조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내일 (4/30일) 주치의와 이야기해서 최종 결정해야 한다. 무엇이 되든 그 방법이 최선이 되길 바란다!


수술 이후 약복용과 식단 등도 내 관심사다. 어떤 사람은 첫 외래까지 무지방식을 권유받았고, 어떤 사람은 이것저것 다 챙겨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전이가 있을 경우 무지방식을 권유받는다고 하는데, 나는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고, 무지방식을 한다면 어떻게 요리해 먹어야 하는지도 궁금하다. 뭘 하든 즐거운 마음으로 해보자! 


갑상선 환자에게 다시마나 미역국은 요오드 함량이 많아서 피하라는 의견이 있는데, 또 어떤 사람은 상관없다고 한다. 커뮤니티 내 '10년경험 채식밥상'이라는 책을 자비 출판하신 분의 글을 보게 되어 겸사겸사 그분의 블로그를 찾았는데, 그분이 하는  식단을 보니 식단이 우리의 삶에 있어 얼마나 소중하지 알게 됐다. 다만 내가 그렇게 해 먹을 수 있을지, 식단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지는 않을지 고민된다.


토깽이초란 이야기

https://blog.naver.com/yy2she/


계란도 초란만 먹고, 제철 재료 중심으로 먹고, 외식도 안 하고, 고기도 안 먹고…. 지금 상황에서는 과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의 삶에서 식단을 좀 더 건강하게 바꾸는 건 필요하다고 여겨져서 여러모로 눈여겨보게 된다. 잘 따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10년경험 채식밥상'은 한번 사서 읽어보려 한다. 1권에 2만 원, 택배비 4천 원 허허….. 물론 아기 장난감보다는 싸다.^^: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수술 후 건강 관리다. 회사를 다니면 여러모로 운동할 시간이 많이 부족할 테고, 스트레칭을 자주 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체력관리가 힘들 듯하다. 지금도 조금 몸무게가 걱정이라 수술 전까지 최대한 살을 빼놓으려고 하는데 솔직히 쉽지 않다 ^^: 


갑상선 수술하면 살이 찐다는 말이 많아서 이게 가장 스트레스다. 수술 전 한 달 동안 근력을 키울 수 있는 PT를 해볼까 했는데, 5월에는 참 이런저런 가족행사가 많다. (무엇보다 아기 생일과 남편 생일^^). 그리고 나에게는 아직 근력보다는 아기를 더 많이 보는 게 소중하다.  수술하고 한동안 아기랑 놀아주기 쉽지 않아서 지금이라도 퇴근하고 열심히 놀아주려 한다. 


 이틀 전 퇴근하고 버스에서 내리니 아기가 연두색 장화를 신고 어머님과 함께 나를 마중 나왔다. 나를 향해 환하게 웃는 아이의 손을 잡고 퇴근 후 한 시간 정도 걷고 놀며 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이 일상이 내게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무엇보다 지키고 싶은 순간이다.


 헐떡이는 장화를 신고 달리기 하자고 재촉하는 아기, 장화에 모래 들어갔다가 털어달라고 하는 아기, 그네 높이 올려달라는 아기, 허리 돌리는 운동기구 위에 서서 돌려달라는 아기, 다 놀고는 파리바게트에서 음료수와 마카롱 사달라고 졸라되는 아기…(정확하게 초코마카롱).


 아기의 모든 행동이 내게 행복이며 소중한 순간이다. 이 순간을 더 오래 지속하고 즐기기 위해서라도 나는 좀 더 긍정적으로 살 필요가 있다! 아자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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