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하신다며 몇 권의 책을 쓴 저자가 식사 중에 한 말이다. 그것도 동료 음악가를 앉혀두고 열심히 악평을 쏟아내셨다. 아무개가 별로이기 때문에 1등을 못했고 'x 등'을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 아무개의 평을 동료 음악가에게 하셨다. 개인적인 친분도 실제로 무대를 본 적은 없다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동료 음악가는 그 아무개와 같은 콩쿠르에서 몇 년 전 비슷한 등수로 수상을 했다. 근데 그분은 그걸 모르셨나 보다. 결국 그분의 짧은 지식과 정보로 앞에 있는 사람을 의도치 않게 대놓고 돌려 까버린 상황이 되었다. '
부끄러움은 다른 사람의 몫이 돼버렸다.
여기서부터는 그분을 '몰상식'님이라 부르겠다. 몰상식님께서 말하는 '그 콩쿠르'는 동네 콩쿠르가 아니다.(물론 동네 콩쿠르 일지라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소위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중 하나다.
몰상식님 말을 예로 들면, 손열음씨가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등을 했기 때문에 별로라는 말이고, 선우예권씨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등수에 들지 못했고, 본선 진출만 했기 때문에 더 별로라는 말이 되는 것이다.
**손열음씨, 선우예권씨와는 무관한 이야기입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지금도 생각만 하면 얼굴의 열꽃이 핀다.
뚫린 입을 가지고 있으니 막말을 하는 건 본인의 자유지만 공인 혹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 하는 말은 더 이상 자유의 말이 아니다.
연주를 평가하고 순위를 매기는 콩쿠르 심사위원 조차도 콩쿠르가 끝나면 입상자와 입상을 하지 못한 사람들로 구분하지 않는다. 근데 이 몰상식님께서 수상자에게 1등이 아니란 이유만으로 별로라는 말을 했다. 또 화가 난다..
예술에 대해서 점수를 매길 수 있을까? 과연 절대적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피겨 스케이팅은 예술점수(PCS)와 기술점수(TES)를 합친 총점으로 등수를 정하는데, 나는 김연아의 경기를 볼 때마다 그 예술점수가 어떻게 책정되는지 늘 궁금했다. 왜냐하면, 김연아의 경기(=무대)를 보는 내내 감동과 설렘으로 가득했다. 그냥 그 경기를 보는 것 자체가 예술작품을 바라보는 것과 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쇼팽이 살아 돌아와서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이 되어 "나의 곡을 정말 잘 해석했구나. 너에게 100점을 주겠다!"라고 말하는 거 아닌 이상 그 누구도 매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몰상식님의 예술을 대하는 태도가 겨우 이것밖에 안되는데, 대중을 위한답시고 몇 권의 예술 입문 서적을 썼다. 평점 테러를 주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