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경력자가 되고 싶다

by 칼미아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나면 "작가가 꿈이야?"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고 한다. 그때 나는 당당히 작가가 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면 사실이니까. 내게 있어서 꿈의 기준은 다른 사람들과 상이하다. 모든 사람이 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서 꿈이란 일단 생업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안정을 줄 수 있고 안정된 삶을 주는 직업이 아니란 소리다. 내게 있어서 꿈은 나중에 돈에서부터 벗어나 내가 죽기 전에 이루거나 하고 싶은 것들이다. 내 꿈은 작가인데 내 희망직종은 무역가인 것처럼 어쩌면 나는 생각보다 빠르게 전과를 택할지도 모른다. 요즘에 계속해서 알바를 찾아보고 있다. 친구들은 과외가 제일 편한 알바라고 부러워하지만 내 동생이 가장 쉬운 단계라면 나는 아마 평생 과외를 못할 것 같다.


좋은 과외란 어떤 것인지 고민도 나름 해보았다. 돈을 받고 하는 것이 전제이기 때문에 결과를 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동생에게 아무리 열심히 하라고 해도 듣지 않는다. 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붙잡고 결과를 내야 하는 것은 일종의 과제이다. 물론 나도 과외를 받을 때 매일 공부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동생을 이해하긴 하지만 지금 내 입장은 가르치는 입장이다. 어떻게든 진도를 빼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방바닥에 붙어서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솔직히 패고 싶다. 결국 휘말려버린 나는 타협을 하기 시작했다. 숙제도 줄여줘 보고 진도도 편하게 나갔다. 하지만 엄마는 전혀 이 사실을 달가워하지 않으셨다. 여기서 비롯되는 모든 갈등과 스트레스를 감내한 것이 내가 받는 수익이라고 주장하고 계신다.


내가 선생님이 되려는 마음이 없어서 참 다행이다. 애초에 나랑 안 맞는 직업임을 알고 있었기에 옆에서 친구의 꿈을 응원만 해주고 있었다.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적당한 실력이 요구된다. 질문에 답해줘야 하고 더 나아가 중요한 부분까지 덧붙여서 설명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냥 계산하는 법만 알려달라는 친구의 질문과는 상이한 부분이 있다. 내 오빠는 내 수학과외를 맡았을 때 솔직히 꿀을 빨았다. 신비주의 콘셉트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건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서 습득해내야 한다는 철학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가르쳐주는 시간이 합쳐서 5분도 안된다는 사실이다. 결과는? 결국 서로 때려치웠다. 형제자매 사이가 사제지간이 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로운 관계를 성립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 그게 어색하고 받아들이기 싫은 것이다.


선생님과 제자로 처음부터 만남이 시작되는 관계라면 아예 아무 관계도 성립되지 않은 채 0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어쩌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다르게 말하면 이 고비를 잘 덤비면 그다음은 수월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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