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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긍정 오뚜기 Feb 14. 2023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하나 없을 때

마음의 여유....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중고로 산 탭은 블루투스 연결이 되는 게 하나 없어 새로 산 키보드랑 마우스랑 다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했고, 그마저도 사이즈를 전에 잘못 봐서 반품한 돈으로 다시 산 것이다. 아침에 삼성전자 센터를 찾으러 경전철을 타고 갔다가 반대방향으로 가서 장장 2시간의 유산소 운동을 했고, 

기숙사에 제출해야 하는 폐결핵 진단서는 신분증이 없어서 못 떼고 다시 왔다. 돌아오자마자 빨래는 산더미였고, 새로 한 머리는 분명 C컬을 원했는데 20살이라고는 보지 못할 어떤 아줌마가 앉아있었다. 그마저도 바가지로 10만 원을 주고 왔다. 딱 죽고 싶었다. 생활비는 110만 원 밖에 남지 않았고 생필품은 요즘 물가가 왜 이렇게 올랐는지.... 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 잔소리는 잔소리대로 다 듣고, 자존감도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딜레마에 빠진다. 나는 원래 이런 인간인지 아니면 운이 안 좋은 건지, 이 일들은 모두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마음이 조급해져서 일들이 빠르게 처리하려고 했던 건 맞지만 이렇게 매번 무언갈 실패하는 경험이 달가울 리 없다. 일련의 사건들이 우연이었다가 나중엔 내 성질이 된다. 근데 이건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그냥 재수가 없으려니와 생각하고 다른 일을 찾아서 할 수밖에.... 밤마다 다시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내 친구들이 나보다 잘 나가는 꿈. 어떻게 살든 난 신경 안 쓰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내가 앞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오히려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다고 멈출 수는 없으니까. 이 시간이 지나가면 파도 같은 시간들이 잠잠해질까. 성취에 강박이 생길 지경까지 가서 하늘에 별 따는 심정으로 하나라도 잘되길 바라는 나이가 된 게 맞는 걸까.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 내가 좀 과감하게 내딛어도 되는 걸까. 중간이 없는 내게 적당히는 너무 어렵고 안돼라는 말은 나를 짜증 나게 한다. 무엇이든 떠밀려서 하게 되는 느낌이 너무 싫다. 바쁜 와중에도 여유를 가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마음의 여유는 타고나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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