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긍정 오뚜기 Feb 24. 2023

카페인 이야기

씁쓸함을 녹여내며....

나는 카페인 중독이다.  비정상적으로 많이 섭취한다기보다 그냥 잠이 깨는 그 느낌이 좋고 이제는 그 카페인이 주는 쌉싸름한 맛도 향도 즐긴다. 한때 공정무역전문가를 꿈꾸던 나 자신에게 조금 부끄럽지만 언젠가는 공정무역커피만 섭취하게 될 날을 꿈꾸면서 나는 카페인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엄마는 엄마 단짝 아들들과 우리를 끊임없이 비교한다. 오늘 그분이 우리 집에 오신다고 하셔서 재빨리 준비해서 도서관으로 피신 갔다. 도서관은 그 목적에 맞게 책을 읽든 다른 일을 하던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준다

분위기에 취한다고 해야 할까나. 나중에 크면 집에 도서관을 하나 만들 생각이다. 제빵도구를 사서 이것저것 만들고 먹으면서 책을 보고 싶고 자료조사를 하고, 책도 쓰고 싶다. 가끔은 딱딱하고 긴 글을 마주할 때 느끼는 공포감에 압도되는 내가 작가가 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래서 요즘 빠진 생각은 작가가 책을 대하는 태도이다. 작가라고 해서 모든 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들과 항상 달라야만 하는 것일까.... 이건 내가 가지게 될 강박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문예창작과 1학년이 될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과제가 될 위기에 처했지만, 그게 지겨워질 때쯤 편입을 했다가 나중에 먼 훗날에 다시 마주할 생각이라서 계획은 완벽하다. 하지만 난 벌써부터 마음에 여유가 없다.

쓸데없을지도 모르는 걱정들이 태산처럼 쌓여있고 겁부터 먹고 있다. 좀 더 당당해지라는 말들은 내게 와닿지가 않는다. 내 기준에서 그렇게 하면 싹수없어 보인다는 말을 듣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난 중간이 없었다. 극단적인 성격으로 모 아니면 도였다. 그러니 여유는 내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었다. 중간을 맞추기 위해 그 잣대를 항상 찾아다니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못 찾으면 그런대로 흘려보내지도 못했다. 그걸 조금 완화시켜 주는 것이 글쓰기였다. 그래서 이것만큼은 내 마음의 여유를 앗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하나 없을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