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숨을 쉬며 살아간다. 룸메가 과제가 있다며 밤을 샜다. 당연히 불을 끄고는 과제를 하지 못한다. 그러면 옆에 있던 나는? 당연히 밤을 샜다. 그 시간에 일어나서 시험공부를 하면 되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은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나는 최소 9시간 이상 숙취를 취해야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검사결과에 나왔다. 요새 전문적인 성격 검사는 이렇듯 쓸데없이 세세하다. 아니 그냥 불 꺼달라고 한마디 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한껏 뒤척이고 시계를 바라보니, 새벽 3시였고... 어중간했다. 그리고 만약 물어봤는데 안된다고 했으면 팼을 것이다. 말똥 말똥 천장을 바라보며 양을 세었다. 쉽 1, 쉽 2, 쉽세... 이런 십새... 잠 좀 자자!!라고 속으로 외치면서 기숙사 생활에 이골이 난 나였다.
몇 시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마침내 잠을 자는 듯하던 룸메는 잠꼬대를 했다. 나는 잠에서 깨 그것을 강제 시청하며 경악했다. 그 후 한 번 더 깬 이유는... 1시간 텀으로 맞춰놓은 빌어먹을 룸메의 알람 때문이다. 심지어 알람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잔다. 자기는 서서히 깨기 위해서라나... 이런 미ㅊ.... 평소 같으면 그냥 귀 막고 다시 잤다. 하지만 이미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나는 그냥 일어나서 씻으러 갔다. 아니 근데 갑자기 수업 늦었다며 내가 신고 있는 실내화 발로 밑장 빼기 하는 이런 개념 없는 아기 양을 봤나. 나는 결심했다. 종강이 다가오기 전 룸메를 박살 내버릴 거라고... 물론 상상으로... 밀린 잠을 자려고 계획하던 도중... 시간표상 내일은 1교시 시작이고, 오늘은 강의와 시험으로 풀 코스 플러스 동아리 회식... 술이라도 마시면 내일 1교시는 끝이다. 불행 중 다행인 건 내일은 1교시 후에 수업이 하나도 없는 우주 공강이라는 것이다... 다행이다... 그나저나.. 종강을 향한 일주일은 너무 길다.
하지만 평소에는 친하게 지내서 너무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사실 앞에 대놓고는 아무말도 못한다. 내 룸메가 싫은지 좋은지 헷갈린다. 그냥 성향이 좀 다르다고 할 순 있는데 정말 서로 안 맞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새 든 것도 정이라고 이제는 없으면 좀 쓸쓸하다. 미칠 노릇이다. 그래서 이럴 때는 집에 있는 동생을 떠올린다. 좀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를 소소하게 짜증나게 만드는 점이 말이다. 그래도 같이 생활하는 것에 대한 룰 첫 번째,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적어도 '노력'은 한다. 그렇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달관의 태도도 어느정도 필요하다. 나도 분명 룸메에게 미움을 사고 있는 짓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속으로만 생각하고 서로 말을 안 할 뿐이니. 살아온 배경, 환경, 양육 태도도 다 다른데 어떻게 다 맞기를 바라는가, 욕심이다. 내려놓자. 그리고 익숙해지자,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