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없는 문창과 새내기양

학과 행사 뒤풀이

by 칼미아

우리 인문예술 대학 문예창작학과에는 대행사가 있다. 바로 푸른 마음 하늘문학이라는 행사다. 한마디로 말하면... 책(소설, 시) 써서 팔고 연극하는 행사다. 아쉽게도 연극은 연습의 빛을 발하지 못하고 취소되었다. 소설팀과 시팀은 한 달 넘게 준비해서 드디어 판매가 시작되었고, 결과적으로 하루 안에 완판 되었다. 그 수익으로 하는 뒤풀이고 더군다나 학생회비까지 쓰인다고 생각하니, 안 가면 내 돈이 눈에 밟힐 것만 같았다. 그래서 결국 갔다. 나는 개강총회 때도 학과 대면식 때도 그러니까 그런 술자리에 가서 재밌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번도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나에게는 친구 용가리가 있었다. 어쩌다 보니 돈을 냈고 이제 종강 이후로 한동안 안 볼 테니 이미지를 챙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던 나는 눈치 안 보고 밥을 먹으며 자연스레 옆자리 사람들과도 얘기하게 되었다. 과대표인 면봉이랑 처음 말 걸어보는 은갈치 1살 언니인 동기, 공삼이, 그리고 바로 옆 냥냥이까지... 갑자기 대화량이 늘었다.

나는 바로 앞에서 용가리와 면봉이 은갈치가 신카이 마코토에 대해서 백 분 토론하는 것을 관전했고 우리는 대체로 소설 얘기를 했다. 선배들은 문창과 답다고 평가했다. 좋았던 것은 은갈치를 필두로 소설 창작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서로 비슷해서 공감치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나중에 2차를 가지 않고 따로 빠져서 과대 제외 이 멤버들끼리 노래방에 갔다. 근처 술집은 물론 이 거리 모든 코노를 아는듯한 공삼이 언니에게 감탄하며 우리는 총 33곡을 불렀다. 너무 많을까 걱정하던 공삼이 언니가 무색하게.. 우리는 초면에 너무 즐겼다. 누가 보면 이 모임은 오타쿠 노래모임처럼 보일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과 중간에 내가 한국 노래를 좀 가미했다. 서로 노래 못 부르는 거 가지고 뭐라 하지 말자 했지만 다들 오지게 잘 불렀다. 은갈치가 밴드부에서 기타 치는지도 처음 알고 작곡 연습 중인 것도 처음 안 오늘이었다. 그렇게 놀고 나서도.. 공삼이 언니는 심심했다. 학교 구령대에 올라가 앉아 12시까지 담소를 나누는 우리들이었다. 주로 기숙사 얘기였다. 그렇게 조잘거리다가 뻗어서 잔 나는 처음으로 이런 자리에 참석한 것이 뿌듯했다.

고등학생 때의 우울했던 나는 사라지고 무엇보다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과의 소속감을 느끼는 게 너무 기뻤다. 그것도 성인이 된 상태로 말이다. 정말 모든 고통은 끝난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럼 이제 고등학생 때의 힘들었던 내 자신은 떠나보내줄 때가 된 것 같다. 현재 삶에 만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이번 년도를 착실히 내 자신을 위해 잘 보내보려 한다. 자라는 게, 한 살 한 살 먹어가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그 만큼 자유도 있고, 꿈의 농도도 구체적으로 더 짙어지고, 인간관계도 더 넓어졌으니, 이 행복한 시간을 될 수 있는 한 제대로 즐기고 힘찬 도약을 즐길 것이다.


고등학생 때의 우울했던 나는 사라지고 무엇보다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과의 소속감을 느끼는 게 너무 기뻤다. 그것도 성인이 된 상태로 말이다. 정말 모든 고통은 끝난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럼 이제 고등학생 때의 힘들었던 내 자신은 떠나보내줄 때가 된 것 같다. 현재 삶에 만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이번 년도를 착실히 내 자신을 위해 잘 보내보려 한다. 자라는 게, 한 살 한 살 먹어가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그 만큼 자유도 있고, 꿈의 농도도 구체적으로 더 짙어지고, 인간관계도 더 넓어졌으니, 이 행복한 시간을 될 수 있는 한 제대로 즐기고 힘찬 도약을 즐길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눈치 없는 문창과 새내기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