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립이 필요해.....
동생 과외를 그만두었다. 절대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내가 잘 가르칠 자신이 없었다. 과외를 제대로 할 자신이 없었다. 오빠는 나와 한 번 해보고 한 달 만에 과외를 그만두었다. 나도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기에 그만하려 했었다. 하지만 나 혼자서 생활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에, 알바를 다녀서 직접 벌어 쓸 자신이 없었기에 이번 방학까지만 하고 엄마한테 졸라서 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동생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내가 과외를 안 하겠다고 미리 말했으면 동생은 다른 좋은 선생님을 만나 과외를 받을 수 있었을까... 엄마는 시켜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말이다. 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항상 같았다. 지금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라도 무엇이든 시켜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라고. 하지만 지금 그게 귀에 와닿을 리가 없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웹소설의 조회수처럼, 집 안 분위기는 정적을 맞이했다. 엄마는 동생에게 지금 손을 뗀 것을 나중에 후회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건 더 이상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아빠 카드를 반납하고 이제는 내 돈 만으로만 생활하게 생겼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한 번 직접 경험해보려고 한다. 내가 대출금과 적금 만으로 버틸 수 없게 되면 다이어트하고 과소비를 줄이고 장학금을 받아 허리띠를 숨이 찰 때까지 조여서 얼마만큼 견딜 수 있을지 보려고 한다. 등록금을 내야 하는 시기보다 대출금이 늦게 나오면 또 손을 벌려야 할까 봐 조마조마하다. 왜 장학금을 먼저 주지 않아 빚을 자동적으로 지게 하는 엿같은 제도가 생겼는지 알 수 없다. 오빠 때는 안 그랬다는데... 내가 벼랑 끝에 몰리면 대인기피증도 이기고 알아서 알바를 구하게 되지 않을까 살짝 기대도 하고 있다. 지금 내가 하려는 건 나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 내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것이다.
죽는 것보다 더 한 건 없을 것이니 잃을 것도 없다. 사실하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원래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 같이 하면서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하던 일을 내던져 버리면 어차피 편안한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둘 중에 뭘 할까 고민하던 그 시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라이프 사이클이 무너지는 것도 포함이다. 그래서 과외를 그만두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 오게 되니, 더 이상 하는 건 바보짓인 것 같다. 같은 결과가 되풀이될 뿐이다. 엄마는 돈을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생각하실 테고, 동생은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나는 또,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답답해할 것이다. 그냥 매일 점심을 굶으면서 도서관이나 가는 것이 좋은 방법인 듯하다. 작가가 되는 것은 항상 나의 꿈이었다. 하지만 이제 막 좋아진 문예 창작학과를 두고 편입을 결심한 이유는 미래의 내가 돈이 없는 자신을 혐오하며 후회할 것 같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해서 잘하는 것으로 만들어 돈을 많이 벌라는 사람들의 말은 감언이설이다. 애초에 그런 방법이 있었다면 사람들은 그렇게 열심히 고뇌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20살이 넘은 자녀가 집에서 호의호식하는 걸 보고 싶어 하는 어른은 없겠지. 그리고 나도 더 이상 과외에 의존하면 안 될 것 같다. 억지로라도 안전지대를 허물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가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되더라도 그 정도는 짊어지고 나아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