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은 힘들지라도..

결과는 달달하기를...

by 칼미아

합평을 하다가 1학기 때 배웠던 개념을 까먹었다는 것을 교수님께 인증하고 말았다. 학점도 높아서 교수님은 나를 모범생으로 보고 있었을 텐데 이는 왠지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느낌과 당황감을 주었다. 어떻게든 이미지를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음번에 만약 이때의 일을 물어보시면 착각했거나 실수로 말을 잘못한 거라고 둘러댈까 생각도 해봤다. 지적당한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은 생각보다 빨리 사라지고 다시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오답노트도 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나는 실수를 통해 성장을 한다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성장은 교수님이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녀의 머릿속에 나는 그저 바보로 남겠지. 아니면 이미 이 일을 교수님은 잊으셨는데 나만 혼자 담아두고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음에는 똑같은 걸 안 틀리면 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혹여나 또 같은 실수를 할까 봐 두렵고 그때가 되어서 교수님이 나를 어떻게 볼 지도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이전에 다짐하지 않았는가. 남의 시선에 의한 눈치를 더 이상 보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가겠다고. 실수했다고 학점을 깎을 교수님은 계시지 않는다. 혹여라도 발표 실수로 쳐 점수를 깎더라도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니 이제 다시 현재를 생각할 때다. 앞을 향해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지금 내게 주어진 일들을 처리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말레이시아 어학연수를 준비가 가장 큰 것 중 하나인데 수학 계획서에서 막혀 버리고 말았다. 나는 이를 영어로 적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면접 또한 영어로 본다는 걸 최근에서야 알았다. 나에게 있어 낯선 상황은 아니었다. 대회를 통해 다년간 쌓아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썼던 걸 전부 수정하고 번역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막막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답은 정해져 있다. 나는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기회는 흔히 오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꼼꼼하게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건너는 게 안전하니 말이다. 다사다난한 10월이 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상황은 정말 아닌 바다에 쓰나미 같았다. 시 창작 리포트와 창작시 과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 외에 다른 과목들의 과제도 발톱을 드러내지 않은 사자의 모양 마냥 숨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게 더욱더 공포였다. 차라리 하나의 리스트로 만들 수 있게 과제가 하루아침에 다 정해지고 나왔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며 나는 오늘도 컴퓨터를 켜고 필통을 열었다. 아무렴 어떠랴. 과정이 힘들고 고단할지라도 결과는 행복했으면 바라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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