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 에세이
고3의 나는 체력은 이미 바닥이 나서 구멍이 난 정도였고, 온 몸에 힘이 빠지고 기말고사 준비기간인데 지금 내가 뭘하나 싶었다. 밤새 내 목을 조르고, 정신과 약도 털어먹었다. 결국 의사선생님께 혼나고 말았지만...
내 인생이 이제는 완전 노답이라고 생각했다. 부정적인 사고가 끊임없이 생겨나서 눈앞에 놓인 일부터 처리하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원래는 이럴 때 나는 기말을 준비하면서 그냥 과거는 과거라고 생각하면서 넘겼을 것이다. 그게 불능이 되어버리자, 나는 또 다시 점심을 거르고, 아침, 저녁도 거의 안 먹다시피 했다. 밤에 잠이 오지 않아서 지옥이 따로 없었고...죄책감이 들었다. 이렇게 사는 삶이 의미가 있을까....엄마가 스트레스성 위궤양이 걸렸는데 한숨을 쉬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한탄을 하면서 자식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다고 했다.
연명이 : 흐으읍...끅끅(우는 중)
엄마 : (밥 그릇을 거실에 던진다) 나가서 먹어. 우는 꼴 보기 싫으니까. 오빠도 오랜만에 내려왔는데 왜 분위기를 이렇게 흐리고 그러니!! 제발 가족 앞에서 울지 말고 참으라니까. 병원도 다니지마 약도 먹지 말고...아무 소용이 없는데 왜 가니?
연명이 : (정신과) 선생님....저는 언제쯤 나아질 수 있을까요? 약 먹은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요...
선생님 : 아직은 절대 아니란다.
연명이 : 넵
그렇게 연명이는 너무 답답한 나머지 이약 저약 다 털어넣고 결국 40알을 커피와 삼켰다. '괜찮아...이런다고 안 죽어...'
그 전에는 독서실 옥상에 걸터 앉아서 밑을 내려다보고 있던 적도 있었다. '안 아프게 죽고 싶다.' 하지만 나는 쫄보라서 절대 그럴 일이 없지. 다시는 이곳에 안 올꺼야. 자해도구도 다 버렸다. 성인이 되면 이 상처가 난 자리에 아름다운 플라워 타투를 하고 그 밑에 성장이라는 글귀를 쓰게 되는 날이 오길 바랬다.
약을 털어놓고 새벽에 응급실에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너무 어지러웠다. 그러자 엄마는 내 손목을 잡아채서 나를 차에 태우고 과속, 신호위반 운전을 하셨다.
엄마 : 그냥, 우리 둘이 죽자. 죽고 싶은 두 명 이렇게 죽고, 나머지 남은 가족 세명 살리자.
연명이 : 엄마...진정하...미안하...흐읍 끄끅(우는 중)
그렇게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어느 정신병원이었다. 나는 이곳을 기억한다. 증조 할머니가 입원하신 병원...
증조할머니가 떠올랐다. 내가 글을 써서 보여주면 보면서 배꼽을 잡고 웃으셨던 증조 할머니는 알코올 중독으로 이 병원에 입원하시고 생을 마감하셨지. 보고 싶었다.
차에서 내린 엄마는 말 그대로 '실성' 이란 걸 하셨다. 그리고는 물이 깊은 곳을 찾아갔다. 말 그대로 엄마도 우울증에 걸려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엄마도 나와 마찬가지로 벼랑 끝에 있었던 것이다. 나는 엄마를 계속 붙잡고 있었다. 아빠가 곧 차를 타고 우리를 찾아냈다. 그 다음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녁이었다. 얼마동안 잠이 들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