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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도리 Sep 01. 2024

불안함을 스스로 통제하는 법

개인마다 다르지만 공통의 과제인 '불안'

 내가 살아있는 이상 내가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에 처하든 내게는 '불안'이 존재할 것이다. 작은 불안부터 거대한 불안까지, 불안을 피하고는 성장할 수도 나아갈 수도 없다는 걸 이젠 안다. 그렇기 때문에 잘 관리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유일한 답이라는 것 또한 안다. 내 불안은 성장에서 온다. 내가 멈춰있고 게을러져 있는 내 모습을 정말 보기 싫어하면서도 완벽주의 성향이 강해서 시작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까다롭긴 하지만 나는 내 환경, 시간, 내 감정에 따라 성과와 행동이 영향을 크게 받는다. 평정심을 잃는 기분에 때로는 답답했고 그 답답함은 무기력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 뇌가 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상상이다. 지금 상황이 고통스럽더라도 미래에는 찬란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판타지를 펼치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기대와 욕심은 좋게 작용하면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하면 근심, 걱정으로 변질되어 현재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


  상담선생님은 내게 내 머릿속에 있는 과업들 중 몇 가지를 덜어내고 현재에 집중해서 현재의 과업을 일단 마무리 짓는데 초점을 두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 결과 나는 이제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보다 내가 해 나가고 있는 것들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두기로 했다. 되돌이켜 보니 쌀이 다 자라기도 전에 재배하려고 했던 내 급한 성향이 발휘가 된 듯하다. 불안을 누군가는 잘 활용해서 성공으로 이끌어 내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불안에 잠식되어 동굴로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누가 더 잘났고 못났고의 차이가 아니다. 그저 불안이 개개인마다 다르게 작용하는 것뿐이다. 우리가 살아온 환경과 배경, 그리고 이제까지 형성되어 왔던 경험의 신경망이 다르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반응들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하지만 내가 불안에 잠식되는 타입이라고 해서 계속 그 상황에 머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나는 나 자신에게 여유와 과정에서의 행복을 선사해주고 싶으니까.

바뀐 내 책장을 구성하는 것들

 불안에 잠식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는 '몰입'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몰입을 하는 동안은 불안에서 벗어난다고 한다. 마치 내가 글을 쓰며 몰입하면 그동안만큼은 불안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분명 이전에 수능 치는 날짜와 접수일까지 적어놨는데 이것저것 하다 보니 수능 접수일을 까먹고 있었다. 엄마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수능 접수 마감일 전까지 접수를 안 하고 있는 불상사를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이제 알았으니 된 거고, 기간이 남아 있으니 바로 교육청에 가서 신청하면 된다. 그전에 전화로 꼭 필요한 서류들을 물어보고 적어도 5시 전까지 가면 된다.  월요일은 병원에 가는 날이어서 좀 빠듯하지만 다행히 병원은 교육청과 가깝다. 교육청에 가서 접수를 하고 바로 병원에 가거나 늦을 것 같으면 전화를 해서 좀 늦겠다고 하면 그만이다. 더군다나 나는 약에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약을 못 받으면 어떡하냐고 불안해하는 사람은 아니다.

 

  첫 우울증을 경험했을 때 나는 재발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 감정적으로 여유가 생겼으니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하지만 멘탈관리를 제대로 안 해주다 보니 재발이 찾아왔고 이번은 저번보다 더 힘들다. 그렇긴 해도 인생을 중간점검 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일매일 새로운 하루를 꿈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회가, 세상이 경쟁으로 가득 차서 조급하게 만든다고 언제까지나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세상이 그런 걸 내가 바로 바꿀 수는 없다. 물론 나는 변화를 주기 위해 나 스스로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아직 그건 이른 얘기이기에 아이디어로만 남겨둘 생각이다. 기록을 해두고 하나하나씩 해나갈 것이다.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기록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입시가 끝나면 결과가 어떻든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고 더 이상은 자책으로 나 자신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자책은 마음을 갉아먹는 일이니까. 스스로에게 고통을 미리 선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단단해진 내 마음이 잘 견딜 수 있게 도와주겠지.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 그렇기에 이렇게 글도 쓰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작은 사실에도 감사하며 살아간다. 남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든 어떻게 보든 더 이상 상관이 없어졌다. 나는 내 인생을 느리더라도 작은 것들로 가득 채워가기로 다짐했으니까. 거대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거대한 것들이 필요할 때는 작게 소분화 해서 작은 것들로 만들어 단계를 밟을 것이다. 절대 단계를 뛰어넘는 요행을 바라지 않을 것이며 인내심을 기르고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마인드셋을 구축할 것이다. 지금, 느려도 잘 안 풀려도 괜찮다. 평생 이렇게 흘러갈 인생이 아니다. 일이 또 잘 풀릴 때는 21살의 2024년을 잊지 말고 겸손하게 살자. 그렇게 흘러가듯 살아가되, 열정의 씨앗은 품으며 어린아이의 마인드를 놓지 말자. 니체가 말했듯, 나를 죽이지 않는 고통은 나를 성장시킬 뿐이며, 어린아이처럼 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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