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 에세이
우울증을 세 번째 맞이하는 나는 이미 우울증 극복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음악은 내게 정말 큰 힘이 된다.
나는 슬플때는 오히려 더 슬픈 노래를 들으며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조금 상황이 호전되면 조금 밝은 노래를 부르고 더 나아지면 아주 긍정적이고 파워풀한 음악을 틀어서 자존감을 높인다. 스스로의 뮤직 테라피를 발명한 셈이다. 그것도 다 카테고리를 나눠서 저장해두었다. 크로이가 나를 찾아오면 내가 저장해둔 노래의 대부분의 가사가 나를 가리키는 것만 같다. 내가 좋아하는 그룹의 노래가사처럼 나만 빼고 다 행복한 것만 같았고, 다른 애들한테는 없는 GAME OVER가 나에게 온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내가 듣는 노래들은 처음에는 그런 가사들이 가득해도 끝에 가서는 다시 밝아질 미래를 위해 다시 일어선다는 내용이 꼭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 것 말고 하는 게 더 있다. 나는 일기를 쓴다. 그냥 일상을 쓰기만 하는 게 아닌 '감정일기'를 쓴다. 이걸 쓰면서 중요한 점은 약간의 자기 합리화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내가 오늘 느낀 감정들을 다 적은 후, 나는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그리고 나는 지금 이걸 이겨냄으로써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이라든지(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정말 천재라든지...이런 자뻑(?)을 적음으로써 마무리해줘야 한다. 이렇게 보면 내 감정일기는 기승전결이 좀 이상해보인다. 읽다보면 '얘 왜이래' 이렇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정말 내 자신을 사랑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 이 상태의 내 자신을 사랑하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는 거니까. 일기를 이런 식으로 쓰다보면 우리가 이야기를 쓸 때 최고의 소재는 내 자신의 이야기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나의 고통과 슬픔, 고난은 우리의 이야기의 절정과 클라이막스를 저절로 책임져주는 게 된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한가지 하는 것은 영화를 보는 것이다. 나는 엄청 우울할 때 <안녕, 헤이즐> , <나우 이즈 굿> 등의 슬픈 영화를 본다. 힐링이 되는 것도 있지만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보물같은 영화들이다.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등 이런 문화생활을 하다가 시간낭비하는 건 아닌지 자책감이 들때면, 나는 이 모든 게 나중에 내 이야기를 쓰기위한 영감을 얻기 위한 행위로 치부한다. 그리고 사는 거 조차, 힘든 시기를 보내는 거 자체도 나중에 내가 쓸 책의 클라이막쓰에 써먹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런 시간을 포함해서 삶 자체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오히려 글을 쓰기 위해 고난을 찾아해매며 즐기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고3 초에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잃어버린 우리의 일상과 슬픔에 대해 글을 썼다. 그러면서 희망과 위로의 글을 써내려갔다. 우리가 이럴때일 수록 가져야하는 마인드 등을 썼다. 사실....그 백일장에 있는 모든 말은 내가 내 자신에게 제일 하고 싶은 말이었다. 그래서 상을 받을때 조금 아이러니한 느낌이었다. 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 다른 모두를 위로하는 글을 쓴 것인데 인정을 받으니 좋았다. 언젠가 내가 쓴 글을 온 세상 사람들이 보게 될 날이 오면 제발 위로를 얻고 극복하는데 힘이 되길 바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