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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도리 Sep 04. 2024

과거야 잠시 안녕

현재만 살기로 했다

 무료한 일상을 타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투리 시간을 만들어 내가 좋아할 만한 일들을 하는 것이다. 유퀴즈에 나온 행복 박사님은 행복 압정을 깔아놓는 게 좋다고 하셨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내 행복을 위해서 노력을 안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조그만 일들이, 즉, 행복 압정들은 내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큰 무기들이었다. 카페에서 책을 읽는 것, 매일 감정일기와 에세이를 쓰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자가 문학치료, 밖으로 나가기 전 메이크업으로 하는 미술치료, 요가를 배우면서 이루어지는 운동치료, 화상영어를 자주 하며 시행하는 언어치료 등 나는 복합적인 테라피를 나 자신에게 적용시키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이런 걸 하는 동안에 밖에서 생산적으로 일하는 사람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지금 자격증도 따고 있고, 입시준비도 하고 있다. 오늘은 심리 관련 논문을 찾는 법 영상을 참고하여 논문을 읽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게 심리덕후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영어 문법 공부를 하는 것은 며칠 가지 못했다.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일일을 매일마다 해야 할 듯하다. 컴퓨터 수업은 여전히 엑셀이 어렵고 나머지도 꽤 헷갈리지만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고 있다. 추석기간에는 동생에게 메이크업을 다시 배우고, 엑셀과 나머지를 열심히 복습해야겠다. 일단 시작하고 큰돈을 들였으니 최선을 다하며 수시원서 접수도 잊지 말아야겠다. 내 속도가 주변과 다르다고 해서 주눅 들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럴 때마다 내 페이스를 찾아서 곧 뒤따라 갔으니 그리고 그 결과 다른 사람보다 앞서가는 점들도 꽤 있었다. 그러니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 과거는 현재의 해석으로 달라질 수 있는 개념으로 현재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니 나는 현재에 집중해서 내 현실을 인정하고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출 것이다. 오픈 포커스 브레인에서 나온 대상형 합일주의에서 대상형 집중주의(?) 사실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비교는 어제의 나와하며 매일매일 나아지는 나 자신에게 찬사를.

 글을 쓰면서 멘털은 다져가고 있고 다시 학교에 가면 나는 더 이상 주눅 들지 않은 채로 모르면 무조건 묻고 안 좋은 소리를 들어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우며 다양한 시행착오들에 당황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 웃다 상담사님께서 말씀하셨다. 우울증은 관리하는 것이라고. 평생 관리해야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아니까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나는 아직 나 자신에 대해 연구 중이다. 더 사고 싶은 심리학 책이 있지만 과소비는 좋은 게 아니니까 잠시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시보에 글을 올려 원고료를 받으면 그 돈으로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고등학생 때 신문에 내 글이 실렸을 때 작은 일임에도 크게 기뻐하며 작가의 꿈을 키워나갔었다. 아직 포기한 꿈은 아니다. 내가 계속 글을 쓰고 있는 한 현재 진행형이니 말이다. 우연히 교수님을 유튜브에서 뵀다. 문학을 좋아하시던 작가이시던 우리 교수님, 나중에 작가가 된다면 연락을 해서 꼭 만나 뵙고 싶다. 2023년 1년, 문예창작학과생이었던 나를 온전히 수용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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