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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도리 Sep 08. 2024

프로필 사진의 의미

어른이의 몽돌

 

나는 이때까지 내가 원하는 글을 써왔다. 그리고 내 글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을까에 대한 목적은 부가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나의 작고 하찮은 삶이 다른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불러일으켜줄지도 확실치 않다. 하지만 내가 계속해서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을 쓰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글 자체는 자산이고 유산, 한 마디로 내겐 legacy다. 기록을 한 것들은 역사에 남고 나는 내 역사를 기록해 나가는 중이다. 남들에게 어떻게 알려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나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었고, 누군가 나의 기록을 훗날 발견하게 되면 그걸 보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누가 봐도 이목을 끌고 아름답게 빛나는 다이아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에 좋고 계속 눈길이 간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보다도 더 담백하고 귀여운 것에도 눈길이 가게 되는 법이다. 내게 있어서 그것은 몽돌이다. 내가 몽돌을 왜 이렇게나 좋아하게 되었냐면, 나는 가족들과 여행을 자주 갔는데, 우연히 거제에 있는 해수욕장에서 몽돌을 아주 많이 보게 되었다. 

 살면서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몽돌은 파도에 의해서 깎이고 깎여 둥글둥글하고 손으로 만지면 간지러운 촉감을 선사했다. 참으로 예쁜 돌이었다. 해수욕장에 많이 널려 있지만 원래 돌이라고 생각하면 누군가에게 던지면 아픈 것, 뾰족한 돌은 위험한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그것부터 생각날 수도 있다. 하지만 몽돌은 일반 돌과는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바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바다의 파도에 의해 얼마나 깎였을까. 모래를 털어낼 필요도 없고 때론 사람들의 지압 도구도 되어주는 몽돌은 귀엽다. 항상 다음에 태어나면 돌이 되고 싶다고 중얼거렸었는데 그중에서도 몽돌이 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둥글둥글한 돌은 사람의 손을 타 둥글둥글해진 것이 아니고 파도에 의해 깎인 것이기 때문이다. 깎여서 동글동글해지고 단단해진 돌, 다이아보다 나는 몽돌이 더 좋다.


  그 몽돌과도 같은 마음으로 꼭 '언어 심리학자'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 그리고 인생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의해 깎이면서 둥글둥글하면서도 단단한 인간이 되어야지. 그러고 보니 몽돌은 얼마나 많은 아픔을 지니고 있을까. 파도에 깎이면서 하고 싶은 얘기도 많을 텐데 그저 그 자리에서 시선을 강탈한다. 하나의 인간이라고 하면 달관의 경지에 이른 마인드를 지닌 것 같달까. 감성이 폭발하다니 아마 수시 재수로 인해 불안감이 문학적으로 승화되고 있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내게 있어 소중한 자연물이다. 내 프로필 이미지에 보면 몽돌 위에 병아리 커버의 책이 있다. 동생이 선물로 준 열쇠고리다. 이 책이 의미하는 바는 '어른이'다. 단단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내면은 아직 미성숙한 나 자신을 나타낸 것이다. 병아리는 아직 닭이 아니고 몽돌 위에 얹어진 책은 앞으로 내가 짊어지고 갈 것 들이다. 지식과 지혜를 겸비하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 소망이 담겨있는 사진이고 사진의 이름은 '어른이 되어가는 몽돌'이다. 내 내면은 죽을 때까지 성장할 테고 나는 그걸 지켜보며 도전해 나가는 삶이 신기하고 탐구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겠다고 한 '웃따 상담심리사'의 말이 와닿는 건, 나 또한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인생을 실험처럼 살아보고 싶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수백 번의 실수를 한 것처럼 인생 또한 수백 번의 실수 끝에 무언가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그럼 지금 당장 실수를 많이 하러 가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점점 가벼워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모두 자신의 인생에게 박수와 격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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