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 에세이
이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한 번 무너져내려도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게 한 번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나는 내가 우울증을 겪는 회차를 거듭할 수록 내가 내성이 생기고 갈수록 잘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세 번째에 나는 가장 무너져내렸고...과거에 내가 어떻게 일어나기 위해 노력했는지도 가물가물 했었다. 그때 내게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이 기록이었다. 즉 '일기'다. 초등학생 이후로 일기를 쓰지 않다가 첫 우울증을 앓기 시작할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기를 다시 읽다보니 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우울증에 걸리면 직접 의사를 찾아가기도 해야 하지만 간호사는 내 자신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의사를 보지 않는 순간에도 잘 이겨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입맛이 없어서 조금이라도 먹으라고 계속 강요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싸일 수 있다. 이럴 때는 불시에 입맛을 되찾아줄 수 있는 기회를 노리는 게 더 좋다. 얘를 들어 오빠가 집에 온다는 이유로 고깃집에 간다던지...아니면 갑자기 맛있는 걸 시킨다던지 등. 물론 얼마 안 먹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외로 그렇게 갑자기 먹게 된 기분 좋은 음식은 이때 동안 봉인해오면 입맛을 해제시킨다. 이때 엄마가 한 착각이 있다. 떡볶이를 갑자기 시키셔서 나는 기분이 좋아져 많이 먹었다. 그런데 먹고 나서 기분이 또 우울해져 방에 들어가서 울었다.
엄마 : 아니, 너 방금 떡볶이 맛있게 먹었잖아. 입맛도 돌아온 거 아니었어?
연명이 : 아, 몰라...
역시 한 번에 모든 걸 해결하는 것은 인간의 욕심이다. 가끔씩은 바로 낫지 않는 내 모습에 조급함이 생기고 분노가 차오르고 답답함이 나를 집어삼킨다. 그럴 때마다 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괜찮다는 말을 계속 중얼거린다. 괜찮다고...정말 괜찮다고... 나는 알고 있다. 우울증이 나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일주일 안에 낫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 병이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 누구나 한 번 감기처럼 겪을 수 있는 병이라고...맞는 말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감기를 방치하면 독감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보진 못하는 걸까.... 여느 병처럼 심해지고 잘 안 나을 수도 있고, 감기가 독감이 되고, 폐렴으로 발전하듯, 우울증도 그렇다. 우리는 감기를 그렇게 심한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그게 심해지고 독감이 되면, 그때서야 심각성을 느낀다.
곪아있는 마음을 꺼내서 보여줄 수도 없고, 그걸로 중증인지 아닌지 판단 할 수도 없다. 오직 겪는 사람만이 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의사는 될 수 없더라도 우리의 간호사만은 되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나만은 내 자신의 상태를 잘 알려고 하고, 스스로에게 처방해주자. 각자의 처방은 다를 수 있다. 이 세상 사람들은 전부 천차만별이니까...하지만 각각의 치료법, 즉 테라피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우울증이다. 이를 공유하고 시도해보거나 다른 것을 추가해보면서 우리 서로가 도울 수 있는 게 최선이 아닐까. 그렇게 작은 연명이는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