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을 써보자면...
'전이레'님의 유튜브를 보게 된 건 유튜브 검색창에 '우울증 극복'을 쳤을 때였다. 나는 우울증 극복이 절실했고, 최선을 다해 이겨내서 어찌 보면 인생의 전환점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알고리즘으로 인해 보게 된 영상들은 내게 큰 위로와 대단한 조언이 되었고, 그 결과 나는 이 분이 책도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녀의 삶에서 조금이나마 나의 모습이 보였다. 우울증을 겪어내는 사람 중 한 명으로써 나는 멘토를 찾은 것 같았다. 책을 통해 작가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고,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이 분의 글은 내가 마주하는 진실과 내 상태에 대해 똑바로 직면하게 도와주었고, 그와 동시에 나 자신을 크게 질책하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물론 살아온 환경과 배경은 달랐고, 고통의 크기도 다르겠지만 나는 내가 우울을 마주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사고를 해야 할지 배울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예로 하나하나씩 가르쳐주는 방법들은 책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나는 그녀의 우울증 극복 과정을 책을 읽음으로 인해 조심스럽게 따라가면서 내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우울할 때 따라오는 많은 부작용들, 약에 대한 인식, 그리고 아들러에 대한 이야기 등 책이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성을 놓치지 않으려 많은 고민을 하신 게 눈에 보였다. 자신의 아픔을 세상에 드러내는 데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걸 해내는 사람들을 접하며 나는 스스로도 그렇게 함으로써 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우울질인 성격에 대해서도 더 이상 스스로 혐오감을 느끼거나 밀어내지 않기로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이 부분이다.
'남이 예쁘다고 말하는 화장법, 남이 예쁘다고 하는 이목구비를 쫓아간다. 그 친구는 늘 유행에 따라 세련되게 갖춰 입고 다녔지만, 도저히 '예쁘다'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늘 불안하고 초조해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오는 부분이 나 또한 중요하게 여기는 '자기 확신'이다. 오늘 나는 동생과 함께 내 동네에 있는 '봉리단길'을 걸으면서 내 화장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사람들이 이상해서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 같아 동생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언니, 언니 내가 가르쳐준 대로 화장했어? 내가 알려주는 데로 안 하니까 좀 촌스러워."
나는 그런가 싶기도 하면서 동시에 큰 신경을 쓰지 않으려 애썼다.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남이 내 화장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든 상관이 없었다. 다만 아침부터 화장한 내 노력이 그 한 마디에 무너지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나는 스스로 만족했기 때문에 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난 네가 가르쳐준 대로 100% 하지는 않아도 나만의 컨셉이 있고 포인트가 있어. 그걸 좋게 봐주는 사람도 있을 거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 근데 언니는 아무렇지도 않네."
동생은 입을 삐쭉 내밀 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언니가 맘에 들면 상관없지 뭐."
나는 미소를 지으며 동생을 데리고 이리저리 구경을 갔다. 행복했던 건 모두가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사이에 당당히 나도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된 점이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거리는 나만의 배경이 되고, 나는 현재에 집중하며 여러 활동들을 즐길 수 있었다. 카페 근처에는 행사가 있어서 무료체험으로 다양한 만들기를 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바로 할 수 있는 걸 골라 가방에 달 키링을 만들었다. 빠르지만 차분하게 만든 내 키링을 보고 부스를 운영하시는 분이 놀라워하셨다. 나도 내가 이런 재주가 있는지 몰랐다. 이게 이 책에 나온 자기 자신에게 하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 나는 오늘 내가 나 자신과 동생에게 쓴 돈에 대해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았다. 물론 조금 신경은 쓰였지만 그건 내가 돈을 아끼고 싶어 하는 욕심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주말이라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하기 싫었지만 일어나서 세안을 하고 화장을 하고 옷을 골라 입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걸으니 행복해졌다. 하기 싫은 일을 했지만 나는 묘한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꼈고, 앞으로도 그런 종류의 행복을 얻기 위해 더 규칙적으로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고 싶어졌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이 아니었다. 저자의 말처럼 나도 그저 우울이라는 핑계 뒤로 숨어 나 자신을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마인드를 조금만 바꾸면 소소한 행복들을 내 일상에 심을 수 있는데 말이다. 그 일을 힘들게 만드는 건 나 자신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물론 이겨내기 위해서는 약이 필요하긴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실생활에 적용해 보는 노력을 하지 않았으면 나는 지금 행복이란 감정을 다시 느낄 상태까지 다다를 수 있었을까.
나는 나 자신에게 마구 칭찬을 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칭찬에도 포인트가 있었다. 내가 한 일에 대한 것에 대해 칭찬을 했다. 무조건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예쁘다, 나는 뭐든 해낼 수 있다, 잘할 수 있다. 이런 말들이 아니었다. '이제까지 고생했다, 밖으로 나와 계속 힘든 감정들을 견뎌도 보고, 인생 자체가 고되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행복을 심으려 노력하는 내 모습이 좋구나, 잘하고 있다. 이 정도면 지금은 충분하다. 앞으로도 노력하기 위해 습관을 형성하자. 게으름으로 도피하지 말자. 더 빠져들수록 더 힘들어지는 건 나니까.'
나는 이제는 방향을 찾는다. 감정에 무조건적으로 지배되어 내 하루를 날리지 않는다. 가끔 뒹굴거리거나 비생산적으로 지내는 날들이 생겨도 더 이상 안달복달하지 않는다. 가끔 불안감이 올라올 때면 이레님의 책 혹은 내가 좋아하는 상담사들의 책을 보며 마음을 달랜다. 그리고는 내 신념을 다시 한번 더 다진다.
'과거는 내가 어찌할 수 없지만, 현재는 내가 통제할 수 있다.'
책에 나오는 구절 중 이런 말이 있다.
'맞아, 힘든 기억이었지. 하지만 앞으로의 인생은 나대로, 내가 하는 대로 만들어갈 수 있어! 오늘 바로 여기, 현재의 목적을 위해 나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좀 더 힘을 실어주기로 선택했다.'
이 구절은 내가 가진 신념에 확신을 불어넣어 주었다. 삶에 대한 접근 방식이 내 기준에서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게 해 주었고, 우울증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롤모델을 '전이레'작가로 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롤모델이 여럿 있다. 꼭 롤모델이 한 명만 되라는 법은 없다. 그렇다고 내가 내 롤모델들의 모든 것을 따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롤모델마다 내가 가장 닮고 싶은 부분만 추려서 따라가 보는 것이다. 내가 내 삶을 통제하는 법, 그리고 그것을 마냥 두려워하지 않는 법, 그걸 조금씩 배워나가는 중이다. 그래서 이 책을 써준 '전이레'님께 너무 감사하다.
처음 무언가를 도전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마냥 막막할 때는 되고 싶은 모습의 사람을 흉내 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란 걸 깨달았다. 나는 이레님의 전두엽을 회복하는 방법을 매일 실천해보고 있고, 나만의 모닝페이지는 이미 큰 수첩 한 권을 다 채워 새로운 수첩을 달라고 기대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런 나를 뿌듯하게 여기고 앞으로 나아가는 나 자신이 너무 좋다. 이레님은 내가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법을 구체적으로 분석적으로 알려 주셨다. 많은 책을 읽어나갈수록 내가 가야 할 방향이 점점 뚜렷해지는 것 같다. 삶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고 있으며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