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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도리 Nov 23. 2024

답답해 하기보단 행동으로 옮기자

첫 시민행동 참여

  우리 지역에도 길거리 시민행동이 곧 시작된다. 나는 다음 주에 아빠와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아픈 아빠를 데리고 나가는 게 좀 걸리긴 하지만 나라가 망해가고 있는데 아무것도 안 하기엔 너무 답답하다. 첫 시위라 긴장이 된다. 뉴스를 보니 무섭다. 하지만 나는 좋은 나라에서 살고 싶다. 민주주의를 위해 과거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던가. 그 비극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평화시위가 유지되고 국민들의 목소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 사람들이 안 다치면서 시위를 이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와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뉴스를 보면 내가 20년 동안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살아온 삶 자체가 허무해지는 듯하다. 하지만 허무해지지 않으려면 그렇지 않게 만들면 된다. 시위로 인해 얼마나 큰 영향이 갈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하고 싶다. 

   하나하나 무너져가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것들을 그저 쳐다보고 있기만은 싫다. 여태껏 학생의 신분으로 살아오면서 세상에 대한 억울함만 생각했지 행동을 제대로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글을 쓰는 것으로 나의 모든 걸 쏟아냈지만 여전히 새로운 것들은 내 마음속에 쌓여간다. 이해 안 되는 상황들과 그저 평안함을 누리고 있는 나 자신. 왠지 이러면 안 될 것만 같았다. 너무 당연시 여기고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성인이 되었으니 나도 뭐라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화상영어를 하면서 다양한 나라의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어본 결과, 현실을 직면하기 싫어 도망간 곳에는 낙원이 존재하지 않는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해외에 가면 오히려 더 힘든 삶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다른 나라에도 시위가 끊이지 않고 부패한 것들은 공통적으로 존재했다, 아니 더 심한 경우도 많았다. 

   그건 선진국이냐 아니냐를 따지지 않았다. 선생님들도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모른다고 이건 세계적인 문제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이에 대해 무지했음을 깨달았다. 어느 나라든 완전히 평화로운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들 싸우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어쩌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만 같다. 화상으로 선생님들을 만나 소식을 전해 들을 뿐이지만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그 종류와 이유도 다양하다. 그럼 세상에서 도망칠 곳은 없다. 그렇다면 마주할 수밖에. 나는 우리나라가 나아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도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싶다.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굴복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기본적인 것들을 죽어라 싸워서 얻는 세상이 되길 원치 않는다. 한 때 내 나라가 살기에 정말 좋은 곳이라고 말했었던 때가 있었고, 선진국이라 믿었던 때가 있었다. 최고의 의료체계를 갖추었고, 가장 빠른 와이파이에 반도체 선진국에 한류 열풍에 좋은 것이 나날이 늘어가는 나라, 한강의 기적 등 좋은 것만 보려 했던 건 애써 현실을 마주하기 싫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체를 봐버린 지금, 나는 행동할 것이다. 답답함을 방관하지 않고 원래 우리들의 것이었던 권리를 되찾고 싶다. 사람들이 물리적으로든 심적으로든 더 이상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희망을 버리고 체념하지 않기를 바란다. 한숨 소리로 가득 차지 않았으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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