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팩트폭격, 어떻게 해야 무던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엄마도 힘들어하는 부분이라고는 하지만 난 이 점이 꽤나 취약하다. 타인의 조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 말이다. 동생이 함께 노래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자고 해서 같이 연습하는데 나도 모르게 동생의 피드백에 발끈하고 말았다. 하긴 세상에 지적을 받고 기분이 마냥 좋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게 연습으로 고쳐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내가 너무 과잉반응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동생이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그래도 받아들일 건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 예전과 달리 알았다고는 하는데 기분이 무척이나 상한다. 예민한 성격과는 별개로 합리화를 아예 제거하는 작업을 거쳐본다면, 이건 나의 방어기제가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웃따'상담사님은 이 자기 방어를 나만의 기사라고 생각하라 하셨지만, 그 기사를 마음 밖으로 꺼내는 순간, 스스로 창피함을 느끼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는 기분이 표정에 다 드러나서 포커페이스를 할 줄 모른다고 하고, 소수는 내가 아주 대단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고 한다. 사실 둘 다 자기 방어 기제다. 모르는 사람한테도 쪽팔리기 싫어하는 예민함. 반드시 고치고 싶다. 그래서 말하기 전에 조금 생각을 해야 하는데 감정이 먼저 튀어나와 버린다. 그러다 보면 함께 하는 일에 지겨움을 느낀다. 세상에는 내가 잘하는 일의 수보다 못하는 일이 더 많을 거고, 이런 과정을 겪지 않으면 나는 발전할 수 없을 텐데 말이다. 내가 성격 검사지에서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미하다는 결과가 나온 이유도 이와 관련된 게 아닌가 싶다. 타인한테 안 좋은 소리를 듣기 싫으니 사전에 내 결과물을 완벽하게 만들어서 책 잡힐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결과물을 만든다는 건 한 번 만에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 세상일이 다 그렇게 잘 되었으면 세상에는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불행 중 다행인 건, 내가 이 점을 잘 캐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생의 말에 의하면 내가 그나마 조금 변했다고 한다. 완벽하지 않으면 그런대로 마무리하면 되는데, 나는 아예 다 찢어버리고 새로 시작하거나 아예 안 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예전에는 이게 내 자존감을 챙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내게 필요한 것은 조금 더 단단한 멘탈이었다. 물론 누구든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고,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윤하의 '태양물고기'라는 곡의 가사처럼 어떤 말에도 미소 지을 수 있는 단단한 내가 되길 정말 바란다. 나는 데미지가 큰 편에 해당된다. 눈물이 나오면 그 상황이 억울한 게 아니라, 이런 내 심리상태가 쪽팔린 것이다. 그대로 바라보겠다고 했지만 자책으로 이어지게 될 때, 나는 왜 이리 쿠크다스 멘탈인지 생각해 보며 조금씩 교정하려 노력한다. 그래서 타인에게 지적을 받아도 수용하고 나중에 나 자신을 달랠 방법을 찾기로 했다. 임시방편으로는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스스로 상처를 주며 완벽해야 했다고 다그치는 대신, 게으른 완벽주의를 키우는 대신에 당당하게 행동하고 나만의 몽글몽글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그 시간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글씨체를 바꾸는 일과 여러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내 방을 꾸미는 것에 빠졌다. 흔히들 말하는 '다꾸'라는 것도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나는 아기자기한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걸 알고 나서 앨범을 사서 안에 스크랩을 하며 꾸미거나 네일, 화장, 좋아하는 카페 가서 인스타 하기 등 여러 취미가 생겼다. 독서는 당연히 계속하고 있고, 자격증 공부도 매일 한다. 쉽진 않지만 돈도 모으고 있다. 결국 쓰는 양이 많아져 본전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 글을 쓰며, 방 정리나 집 청소를 하면서 기분을 환기시킨다. 이런 나만의 시간을 방해받지 않는다면 나는 다시 충전이 되어 어떤 말도 본질을 수용하고 웃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절대 감정적으로 화내지 말자. 그렇게 제대로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