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 에세이
내가 한 것에 대한 결과치가 나오면 난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과거는 파노라마 처럼 촥 펼쳐지면서 내 머릿속을 스쳐간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리면 나는 현재에 있다. 결과치를 손에 들고서. '너만 그런 거 아니야.' 라는 말은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다른 애들도 다 똑같이 힘드니까 오버하지 마.'
두 번째는 '너만 그런 거 아니고 다 그러고 있으니까 너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둘 다 위로가 되진 않는다. 허무함과 공허함은 무기력으로 연결된다. 이는 내가 살면서 피해갈 수 없는 것들이다. 아마 평생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그러는 것 처럼 나만 그런 게 아니니까. 허무하고 공허하다. 하지만 무기력이라는 다음 단계로 빠지고 싶지 않다. 오빠는 내가 습관이 안 만들어져서 그렇다고 한다. 습관을 붙이면 한결 쉬워지는 것들을 나는 계속 주저하고 있다고. 안다. 습관이 중요하다. 나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흐름이 또 깨지면 더 이상 이어나가기가 싫어진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형성해야 하는 게 습관인 걸. 별 수 있나.
모든 사람이 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를 풀어가면서 사는 사람은 없다고 엄마가 그랬다. 근데 나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꼭 풀고 싶다. 내 안에 가두고 있는 것만 해도 너무 버겁다. 그래서 처음부터 스트레스를 안 받는 방법을 모색해봤는데 안 되길래 상담을 받았다. 기질 때문에 나는 그게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타고난 기질을 아예 뜯어 고치자고 마음 먹었다. 역효과가 났다. 나는 깨달았다. 내가 나이기를 포기하고 다른 사람처럼 똑같이 굴려고 애쓰면, 안 좋은 결과가 온다는 것을. 지금까지 살면서 나를 제대로 사랑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는 계속 칭찬을 해주면서 정작 나에게는 심한 욕을 하며 살았다. 뭐만 하면 내 탓으로 돌렸다. 이게 맞는 건 줄 알았다. 주변에서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할 때, 나는 그게 가능한가 싶었다. 그래서 들을때마다 거슬렸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그 기술에 통달한 것만 같았다. 내 자신이 너무 미워질때 나는 어찌할 줄을 모랐다. 어떻게든 이 더러운 기분을 없애고 싶었는데, 그러기 위해서 취미를 만들거나 다른 것에 중독되려고 했었다. 하지만 컴퓨터나 게임 노는 것 그 어느것도 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았다. 감정 보다는 이성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내 이성은 감정에 놀아나는 것 같았다. 이런 상상을 한 적이 있다. 내 안에 있는 감정이란 녀석을 쏙 빼내서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없애버리는 상상. 그럴 때마다 나는 내 자신이 점점 미쳐가는구나 하고 생각했고, 내가 우울증에 걸린지도 모른채 하루 하루 우울하게 살아가며 가족들에게 우울한 아이로 낙인 찍혔다.
나중에서야 아버지도 유년시절을 비슷하게 보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빠는 그래도 지금 자신이 잘 살고 있지 않느냐면서 나를 위로하곤 한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나는 오히려 걱정이 될 뿐이였다. 제일 좋은 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이였다. 그래서 그렇게 해봤고 잘 되는 것 같다.
다만, 연명이도 그렇게 생각해왔는지는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