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 에세이
나와 내 오빠는 사이가 애매하다.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그렇다고 현실남매도 아니다. 내가 중학생이였을때, 오빠는 갓 성인이였다. 오빠는 한창 엄마와 부딪히던 내 편을 들면서 엄마를 설득시키기도 했고, 많은 위로를 건넸다. 그 전까지는 그저 고3이 벼슬이 오빠로써 왜 저러나 싶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고3이 되고 나니 그때 오빠한테 기어오른게 살짝 후회되기도 한다. 오빠는 군대를 갔다오자 마자 태도가 변했다. 엄마의 판박이가 된 것이다. 부모가 한 명 더 생긴 것 같았다. 오빠는 이미 뭔가 세상에 찌든 듯 계속해서 한숨을 쉬며 돈의 궁핍함을 한탄했다. 나는 오빠가 드디어 꼰대가 되었구나 싶었고. 이제 더 이상 공감을 얻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애초에 내 자신은 나만이 편이다 생각하고 오빠를 보내주게 되었다. 이제는 형제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부모다. 6살 터울씩 나는 우리 삼남매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다.
가끔은 태도가 변한 오빠가 너무 짜증난다. 언제 내 편 들때는 언제고 이제는 그냥 삼촌처럼 느껴진다.
그냥 내려왔을때 내 침대만 점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빠는 고등학생 때, 스트레스를 너무 받은 나머지 고2때, 폐에 빵꾸가 났고, 탈모가 왔다. 주변 친구들이 더 좋은 대학에 갔기 때문이다. 나도 지금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조금씩 받고 있다. 나는 아직 원서를 넣기 전이지만 지금 시기의 학교는 정말 가기 싫은 곳이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서 하루하루를 버티지만 마음 한 켠이 너무 답답하다 그래서 또 다시 내가 우울증에 걸린 그 상태로 돌아갈까봐 너무 노심초사한 상태다. 지금 그 경계선에 있다. 어저께도 밥을 먹고 다시 수능공부를 하러 독서실에 갔는데 진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눈물이 흘러서 화장실에서 문을 걸어잠그고 1시간 동안 울었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고독함과 외로움이 밀려왔다.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았지만 고3도 빨리 끝내고 싶은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렇게 될 꺼라고 꼭 믿고 싶다. 나는 이미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것만큼 바보가 아니다. 그 바보짓은 몇 년전에 끝냈다. 그렇게 믿고 있다. 나는 주말에 문득 의문이 들었다. 나는 나를 정말 사랑하고 있나. 그렇다면 이렇게 살지 않을 것만 같은데. 생각이 너무 많아서 주변 사람들은 내가 생각을 덜하고 사는 게 편할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생각이 많지 않으면 나는 시체인걸. 물론 필요없는 생각은 없애려고 무엇이라도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새 다시 이런 생각이 난다. 오빠는 20살과 25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무엇이 그렇게 사람을 바꿔놓은 걸까. 내가 어른이 되면 알 수 있을까. 이 이질감은 점점 다가가기 싫어지게 된다. 동생은 너무 해맑다. 아무리 바라봐도 너무 해맑다. 나는 딱 샌드위치가 된 것만 같다. 언제는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지금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