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맞이한 행복, 영어학원 알바 면접
수십 군데에 전화를 돌리고 지원서와 이력서를 보냈다. 혹여나 부족할까 싶어 메일로도, 문자로도 톡으로도 보낼 정도로 절박했다. 그러다 어느 날, 두 곳의 영어학원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 나는 설레기 시작했다. 과외보다 더 좋은 기회가 지금 내 눈앞에 있다. 나는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이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됐는지, 할 수 있을지 등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문자에는 두려워하지 않고 시연준비를 해오라고 되어 있었다. 나는 설레고 몽글몽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운 신기한 감정을 오랜만에 다시 느끼고 있었다. 행복했다. 합격한 건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기회가 찾아온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원래는 유아, 초등생 대상으로 과외를 하려고 했는데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의심 따윈 하지 말자. 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거다. 그동안 나를 가르쳐주신 수많은 영어 선생님들이 내 잔상에서 하나하나 지나쳐갔다. 무조건 붙고 싶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보내주신 자료를 가지고 시연연습을 했다. 나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주변에서는 아무도 나를 뽑아주지 않을 거라고 다른 알바도 마찬가지고 교육 쪽은 학벌이 중요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거라고 이상은 그만 쫓고 되는대로 하라고 했다. 마음이 아팠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미친 듯이 알바 이력서를 집어넣었다.
그러자, 내가 가지고 있던 문제들이 하나하나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될 때까지 하는 게 왜 중요한지 처음으로 체득하는 순간이었다. 당당해지고 싶었고, 시도할 때 주눅 들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내 인생이고, 이 만큼 힘들었으면 최대한 밝고 행복해질 때도 있어야 한다. 그게 도전 그 자체면 더할 나위 없다. 긴장되는 순간 속에서도 행복을 채울 줄 아는 사람, 그게 내 안에 있었다. 항상 영어 관련 대회를 나갈 때면 준비할 때도 대회순서 바로 직전에도 불안과 긴장에 떨던 나였다. 하지만 무대에 오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난 있는 기량을 다 펼쳤다. 덕분에 성과는 좋았다. 내가 실전에 강한 이유는 실전에서 주눅이 들면 내 손해이고 너무 아깝기 때문이었다. 그게 다였다. 나는 내가 억울한 건 절대 못 참는다. 단점이지만 장점이기도 하다. 내 것을 잘 챙기면서 있는 기량을 최대한 내보이는 것, 그게 내게 있어 큰 무기임을 모르고 계속 좌절만 했다. 겸손하라는 소리만 듣고 쭈그러져서 내가 평생 이렇게 사는 게 아닌가 어릴 적부터 생각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새로운 기회가 온다는 교수님의 말씀처럼, 내 나이대에는 10개를 시도하면 8개 떨어지고 2개 정도 얻는 것도 대단한 거라는 그분의 말씀처럼 나는 그 2에 목숨을 걸어보기로 했다.
내가 알바에 이렇게 목을 매는 건 경제적인 독립도 원인이기도 하지만, 항상 교육계 알바에 대한 소망이 강렬했다. 항상 동경하던 사람들처럼 좋은 선생님도 되어보고 싶었다. 우리 집안이 거슬러 올라가면 학자집안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와 별개로 나는 내가 10년이 넘도록 영어만 보고 살았는데 그걸 써먹지 못하면 너무 후회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영어 영문학과로 결국 오게 되었고, 관련 알바, 서포터즈를 지원하고 인스타, 유튜브도 언어 쪽으로 설정해 놓았다. 모두 미래의 나만의 포트폴리오. 빨리 취업하고 싶다. 조급하면 안 된다는 걸 알기에 여유를 챙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내 문제는 내가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기르고 있다는 게 신난다. 내가 스스로에게 떳떳한 것, 그만큼 큰 자신감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힘들어도 나는 계속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떨어져도, 넘어져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어차피 20대를 편하게 보낼 생각은 없다. 그리고 더 이상 이에 대해 억울하지도 않다. 반년 동안 무진장 내적으로 성장해 버렸기에, 아프고도 행복한 인생을 완전히 이해하는 건 보류했지만, 그냥 인생이 흐르는 대로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다.
내게 온 기회를 놓치지 말자, 지치지 말고 노력하자. 때로는 나를 돌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자.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포기하지 말자. 누가 뭐래도. 심지어 그게 가족이래도, 흔들리지 말자. 그래야만 나만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실수할 것 같다고 두려워하지 말자.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이니까. 회의감이 들어도 끝까지 해내자. 끝까지 가봐야지만 얻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노력해 왔던 내 과거를 깎아내리지 말자. 나는 내 나름대로 얻은 게 있다.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 힘들다는 것은 내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생의 급류를 잘 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떠내려가다 새로운 길을 맞이하면 선택을 하고 넓은 바다로 가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지만 행복임을 잊지 말자.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생각하면 내 마음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그리고 이 마음들을 절대 잊지 말고 살아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