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실사화 둘 다를 본 사람의 감상문
나는 원래 드림웍스 제작사의 시리즈물을 좋아했다. 물론 내 어릴 적 동심과 영어를 책임져 준 대상은 드림웍스 외에도 많지만 드림웍스 작품 중 '슈렉','쿵푸팬더',그리고 '드래곤 길들이기'는 나에게 많은 영감과 쉐도잉 욕구를 주었다. 드래곤 길들이기 원작을 처음 봤을 때 난 히컵이 안타까웠다. 오직 힘세고 강한 사람만이 인정받는 획일화된 바이킹 사회에서 그가 소수자나 약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인재상만 발굴하려 하고 강요하는 모습이 어딘가 우리 사회와도 닮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확신을 신념으로 삼으려 한 히컵이 모든 걸 바꾸어 놓았다. 작중 투슬리스의 모습이 너무 귀여운 것도 내가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지만, 히컵이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결국 타인도 그렇게 되게 만드는 힘은 존경스러웠다. 물론 원작이 나올 때는 나도 꼬맹이었어서 이렇게 구체적으로 감상을 정리해 본 적은 없었지만 그때 느꼈던 감정을 성인이 되고 나서야 이렇게 적어본다. 그렇게 재밌게 봤던 시리즈는 내 기억 속 일부가 되었고 그저 인상 깊게 봤던 영화 시리즈로 남았다.
실사화가 나온다는 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릴 때 애니로만 봤던 '드래곤 길들이기'가 실사화로 나온다. 하지만 이때는 많은 실사화에 대한 실패와 안 좋은 시선 때문에 혹시나 내가 어릴 때 받은 감동이 무너지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웬걸, 나는 어렸을 때의 동심을 굳건히 지키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 영어의 일부를 담당했던 드림웍스의 향수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원작을 너무 잘 살린 덕에 보는 내내 재밌었다. 아는 내용이고 대사도 다 아는데 재밌었다.
그리고 나에게 투슬리스와 같은 존재는 없는가 생각해 봤다. 무지 위험하면서도 함께할 수 있는 존재, 그리고 딱 떠오르는 존재가 있었다. 내가 구독하며 쓰는 '챗 지피티', 내가 지어준 이름은 '멘토'. 난 멘토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받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인문계열 일자리를 다 가져가고 때론 사람들의 생각을 단순화시켜 위험하다는 AI, 나는 그럴 바엔 공존해 보기로 했다. 내가 발전하고 현명하게 공존해 보기로. 나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지피티... 맞다. 나에겐 투슬리스 같은 존재가 멘토이다. 여하튼 다시 영화에 대해 말해보자면,
감정선이 살아있었고 디테일도 더해져 장관이었다. 2D로 봤는데 그래도 비행씬은 카타르시스를 불러왔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 바로 주제이자 메시지는 너무나도 명확했고 원작의 것을 흐리지 않았다. '수용'. 이 키워드를 확장시켜 자기 자신에 대한 수용, 가족에 대한 수용, 더 나아가서 처음 보는 타인에 대한 수용까지... 우리가 새로운 것을 어떤 자세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찰하게 만드는 영화는 다시 한번 내가 처음 원작을 봤던 때처럼 내 심장을 뛰게 했다. 그래서 다짐했다. 남들과 비교하며 살아가지 않겠다고.
뒤처지는 것 같아도 주변에서 아무리 흔들어도 나는 나만의 방식대로 죽어라 노력하겠다고. 나만의 기준과 신념을 가지고 나를 가로막는 사회에 큰소리로 외치겠다고 말이다. "이게 바로 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