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것
색현은 심화에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심화와 있으면 왠지 모르게 그는 편안해졌다. 다른 사람에게는 해본 적 없는 속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색현이 말했다. "난 항상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었어. 왜냐하면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고 바뀌더라도 시간이 엄청 걸리니까, 적어도 내가 살아있을 동안에는 변화된 세상을 보지 못 할게 분명하니까 노력하는 게 의미없다고 생각했어.
그냥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적응하고 열심히 내 할 일을 하는게 다인 줄 알았어." 심화가 그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니 말이 틀리지 않았어. 세상은 빠르게 바뀌지 않아, 다만 바뀌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우리가 빠르게 할 수 있고, 변하지 않는 세상 속에서 절망하지 않고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 그게 꼭 다음 세대를 위한 게 아니더라도, 그냥 그게 맞다가 스스로 생각하니까 하는 거야.
세상 모든 일이 결과가 바로 바로 나오지 않는데도 우리는 노력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고."
색현이 말했다. "너한테 권해주고 싶은 책이 하나 있어. 이 책을 읽고 내 생각이 많이 바뀌었거든. 이 책도 여기서 금서이긴 하지만 나는 책 수집이라면 뭐든 하는 사람이니까. 자." 색현은 심화에게 <데미안>을 내밀었다. 심화는 책을 받았다. "고마워, 잘 읽어볼께." 심화는 소파에 앉아서 <데미안>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심화는 색현에게 바싹 다가갔다. 색현은 당황하며 몸을 뒤로 뺏다. 심화가 말했다. "나는 너한테 무슨 존재야?" 색현이 말했다. "데미안, 너는 내 데미안이야." 심화가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말했다.
"하지만 너는 내게 싱클레어가 아닌 걸. 너는 타락하지 않았어. 네 정신은 정말 건강해. 나에게 새로운 사실들을 먼지하나 묻히지 않고 전해주는 걸. 그러면 나는 네 데미안이 될께. 너가 내게 어떤 존재인지 정의내릴 만한 걸 생각해봐야겠어." 색현이 말했다. "꼭 정의를 내려야 해?" 심화가 말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만 서로를 부를 수 있는 다른 이름이 하나씩은 있었으면 좋겠어. 우리는 서로에게 하나뿐인 친구잖아."
색현이 말했다. "너는 습득력이 정말 빨라서 좋겠다. 정말 책을 엄청 많이 읽고 바깥 세상에 대한 경험을 조금 했을 뿐인데도 이미 세상에 대해 다 이해한 것 같아. 반인반신이라서 그런가." 심화가 말했다. "아니, 좋은 스승이 있잖아. 정했어. 사부님이라고 불러도 돼?" 색현이 말했다. "뭐? 너무 이상해. 요즘 시대에 사부라니." 심화가 웃으며 말했다. "뭐 어때, 아 참, 그건 그렇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뭘 할 수 있지?" 색현이 말했다. "일단 대학부터 졸업하자. 그전에 해외에 가자며, 거기서 새로운 것들을 배워오는 거야. 그리고 우리는 사회 질서에 따라 직업을 가지지 말고 원하는대로 살자. 새로 배운 것들을 적용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이상하게 보더라도 어떤 위기가 있더라도 뚝심있게 나아갈 의지력이 필요해." 심화가 말했다. "그 동안 나는 내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내야겠어. 내가 해외로 몰래 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어.
내 부모님의 책상에 있던 건데, 예전에 해외를 여행하셨더라고. 그런데 부모님은 해외로 나가는 게 금지가 아니었던 때에 가셔서 괜찮았는데, 우리는 아니니까, 어쩔 수 없이 무법자가 되어야 해. 괜찮겠어? 아니면 나만 갔다 올께."
색현이 말했다. "나도 갈께. 이건 내 의지대로 결정한 거야. 그러니까 너는 우리가 갈 수 있는 방법만 고안해 줘. 나도 최대한 도울께."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