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가 있는 세상(14)

새로운 감정을 찾아내다

by 칼미아

눈을 뜬 심화는 자신을 돌보고 있는 색현을 바라보았다. 색현이 말했다. "일어났어? 지도자를 설득하는데 성공한 것 같아. 그런데 아직 이야기를 더 해봐야 해." 심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폭탄 터뜨린 곳은 어떻게 됐어? 치료제가 효과 있었데?" 색현이 말했다. "뉴스를 봤는데 모두 괜찮다는 것 같았어. 너무 걱정하지 마." 심화가 완전히 회복되고 난 후, 정확히 3일 후였다. 그들은 지도자를 만났다. 심화는 자기소개를 했다.

지도자가 말했다. "당신의 부모님과 친한 사이였습니다. 지금 그들이 어디있는지 아시나요?" 심화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가 사실 가출을 했는데 다시 집에 와보니까 안 계셨어요." 지도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유감입니다. 그런데 해외에 나가는 건 위법이란 사실을 아시면서 왜 가신거죠?" 심화가 말했다. "지도자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제 부모님이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치셨어요. 그런데 그 방법들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어머니는 항상 제게서 호기심을 뺏어가셨고, 아버지는 항상 저를 가두어두셨거든요."


색현이 말했다. "그래서 저희가 바로잡고자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세계일주를 계획했습니다. 동의를 구하고 먼저 떠났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지도자가 말했다. "그럼 대학도 관두고 무작정 무일푼으로 무법자가 되었다는 말입니까?" 색현이 말했다. "대학교 방학일때 갔지만 저희가 지금 무법자라서 학위를 따기 어려울 것 같네요.." 지도자가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다른 장관들과도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네요. 얘기가 끝날때까지 기다리세요." 심화와 색현은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다. 심화가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한 것 같은데, 꼭 진심이 통했으면 좋겠다." 색현이 가만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 분홍빛이 주위를 감쌌는데 그건 색현의 빛 만이 아니었다. 더욱더 진한 진분홍색의 빛이었다. 심화는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고 놀랐다. 심화가 말했다. "내 감정이 보여, 이런 적은 없었는데." 색현이 물었다. 무슨 색이야? 심화가 말했다. "너랑 같은 색이야." 두 남녀는 서로를 바라보고 머리를 맞댔다.


심화는 잠시 뒤, 그 감정들을 모두 거두어서 꽃을 만들어냈다. 거두어들인 덕분인지 둘의 빛이 사그러들었다. 색현이 말했다. "그런데 심화야, 감정을 거두어들여서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가만히 놔두는 것도 아름답지 않을까? 나도 너처럼 그 빛들을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심화가 말했다. "니 말도 일리가 있어. 하지만 우리 사이에 같이 만들어진 감정의 산물이 이게 처음이잖아. 가꾸어보고 싶어. 그리고 빛을 못 보더라도 지금 너는 이 꽃이 보이잖아. 크기도 작지 않아. 그런데 나는 이 감정이 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다른 감정들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 분홍색은 뭐지?" 색현이 말했다. "그럼 정의하기 어려운 감정이란 거고, 긍정적인 감정이고, 서로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감정이라는 거네. 나는 뭔지 약간 알 것 같아." 심화가 물었다. "뭔데?" 색현이 말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야." 심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거구나. 부모님이 가끔 말씀하시던 감정, 이 감정을 두고 자주 싸우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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