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가 있는 세상(21)

변화가 필요한 시기

by 칼미아

지도자가 좀비가 되어서 새로운 감정들을 경험하는 중, 정화는 보호국의 지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평안안국의 지도자의 단독행동에 대한 사과를 하면서 보호국의 안전과 복구를 도와준다는 조건에 보복은 없기로 약속을 받아냈다. 심화는 색현과 함께 부모님을 도와 보호국과 평안안국의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덕분에 양국은 금세 평화를 되찾았다. 모든 혼란이 진정되고 난 후에, 심화는 비로소 부모님과 진지한 얘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심화가 말했다. "엄마, 아빠, 저 혼자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깨달은 것들이 있어요. 지금의 상태로는 평안한 나라를 유지할 수 없어요. 갈등이 아예 없으면 생기는 문제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부모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화가 말했다. "심화야, 우리도 나름대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행을 했단다. 그리고 우리도 지금 상태로는 좋은 나라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 자현이 말했다.


"성격대로 분류한 삶들은 갈등 없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까 부정적인 감정들도, 실패도, 갈등도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더구나. 다 같이 힘을 모아서 혼란스러운 나라를 잠재우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해.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인간사에 개입할 수 없을 것 같구나." 심화가 부모님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아빠, 설마....?" 정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러니 이제 남은 시간 동안은 우리만을 위해서 살고 싶어. 여기 우리가 여행을 다니면서 얻는 것들을 정리해놓은 책자가 있어. 요긴하게 쓰길 바란다. 우리는 언제든 다시 돌아올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이제는 너희들이 젊은 세대들을 이끌고 변화를 만들어보렴." 정화가 심화를 안으며 말했다.

"네가 너무 자랑스럽단다. 네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자현은 심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심화는 눈물이 터졌다. 그 모습을 색현이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 후, 신문에 전쟁에 관련된 기사가 실렸다. 그리고 심화와 색현, 그리고 심화의 부모님에 대한 글도 있었다. 심화가 신문을 보며 말했다.

"보니까 기자님은 잘 지내시는 것 같네." 색현이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심화가 말했다. "우리 기자님을 찾아가자. 우리 부모님이 쓰신 책들, 네가 가지고 있는 금서들 전부 풀어두자.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야. 금서가 되면 안 되는 거라고." 색현이 말했다. "알았어, 하지만 지금은 조금만 기다리자. 언론의 힘을 타고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생긴 후에 가능한 일이야." 둘은 곧 그 기자를 찾아다녔다. 기자는 전쟁 중에 직접 취재한 자료들로 인해 무척 유명해져 있었다. 심화와 색현은 문에 기대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인터뷰는 필요 없어요?" 기자는 웃으며 그들을 맞아주었다. 심화는 자신의 생각을 기자에게 말하며 도움을 구했다.


기자가 말했다. "좋은 생각이지만 그건 정부 지침이 들어갈 부분이야. 지금 지도자가 없는 상태에서 다시 선거를 하는 게 우선이야." 심화는 색현을 쳐다보았다. 색현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심화가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색현아, 너 지도자 해볼 생각 없어?" 기자는 입을 떡 벌리며 박수를 쳤다. "좋은 생각인 것 같은데, 자네, 해보지 않겠는가?" 색현이 당황해하며 말했다. "나? 그렇지만 나는 MBTI가..." 심화가 그의 말을 막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그 생각부터 깨는 거야. 절대 강요하지 않을게. 대신 한 번만 잘 생각해봐 줬으면 좋겠어." 색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다시 대학교로 돌아갔다. 도서관에서 심화와 색현은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심화가 색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랑해." 색현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심화가 이어서 말했다. "이 감정은 이 단어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아. 너도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색이 똑같아." 백현은 미소 지으며 심화에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고서는 말했다. "맞아, 나도 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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