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출근길에 읽는 시, 한강을 건너며

by 한루아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그때 내게는 두 가지 길이 있었다. 우체국에 남아 미쳐 가느냐, 아니면 그곳을 빠져나와 작가로 살면서 굶주리느냐. 나는 굶주리는 쪽을 선택했다."


_찰스 부코스키


출근길에 만나는 한강은, 일상의 쉼표 같은 순간이다. 강남에서 강북을 가로지르는 굴 속 같은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한강이 참 좋다.


요즘 시를 읽고 있다. 단숨에 읽어 나갈 수 있는 시다. 그 시는 찰스 부코스키의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다. 지하철 의자에 앉아 가방에서 안경을 꺼내 쓰고 책이 들어있는 동백꽃무늬 가방에서 시집을 꺼내 든다.


내가 앉아 있는 좌석 반대편의 사람들은 대부분 휴대폰에 집중하고 있다. 지하철 안에서 책을 꺼내 읽고 있는 나의 모습이 생경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찰스 부코스키의 시는 명료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명료한 글이다. 그래서 더욱 쉽게 읽히고 가슴에 와닿는다. 페이스 북 친구들의 추천 책들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다양한 이슈들에 반응하는 그들의 글을 읽는 것 또한 나에겐 신선한 자극이 된다.


오늘은 한강을 건너지만, 내일은 어디를 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은 그저, 건너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