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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Jan 19. 2024

50대 중장년 재취업 시 주의사항

작은 기업에서 취업사기를 당하고 깨달은 내용들

이번에 취업사기를 경험하면서 50대 중장년 취업할 때 몇 가지 조심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 봤다


첫째. 경험자들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요즘 취업 사이트를 보기 전에 잡플레닛처럼 업체 평판을 볼 수 있는 구직사이트가 존재한다. 또 믿을 수 있는 친구 1-2명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구직을 할 때는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인 경우도 많기 때문 이다 (조급하거나, 아니면 냉정함이 사라진 경우를 뜻한다). 내가 취업사기를 당한 건 잡플레닛의 의견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그 직장은 '사장이 미친놈이라서 본부장급들이 자주 갈린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만나서 봤을 때는 멀쩡한 사람이었고, 말도 잘했다. 돌아보면, 사기꾼이 사기꾼처럼 생기지 않는다. 어쩌면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에게 홀딱 반할 수 있다. 사기꾼이 사기를 치는 것처럼 덤비면 대번 알아볼 테니까. 미친놈 같은 경영자들도 어디선가는 멋진 사람으로 통한다. 특히, 미친놈들이 많이 있는 그룹에서 말이다


둘째. 직급과 연봉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유통분야에 오랫동안 근무해 왔다. 하지만 구직사이트에서 20년 이상 유통전문가를 검색하면? 내가 작성 할 회사는 10군데도 되지 않는다. 그런 곳도 가만히 읽어보면 내가 자격요건이 되지 않는다. 요즘은 관리형 담당자를 뽑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그건 헤드헌터를 통해 따로 뽑는다. 그리고 그것은 어디 출신이 유리한지 는 더 잘알 것이다. 현직에 근무 중인 해당분야의 1,2등 기업의 담당자다. 따라서. 직급과 연봉보다는 내 적성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를 보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지 않으면 , 어떻게 들어갔어도 1년도 버틸 수 없게 된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자주 옮겨봤자 실익이 없다. 나이가 들수록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돈보다는 장기적 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얼마 전 구직 컨설팅을 받는데. 컨설턴트가 의미심장한 얘길 해줬다


'왜 회사에서 중장년을 뽑는지 아세요?'


'돈이에요. 싼 값으로 경험을 빌릴 수 있거든요. 대량 중장년 재취업 시 받는 연봉은 3천 - 3천5백 정도 보시면 됩니다'


셋째. 어차피 장기전이다.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회사에서 그만뒀다고 급한 마음에 무조건 들어가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앞으로 그런 주기가 수시로 올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3년 뒤? 5년 뒤는? 아예 이직할 곳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면 방향을 잡고 , 그것에 맞는 직장을 찾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이제 전문성 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사실 이직을 하면 그 전 직장의 업무의 10%도 안 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내가 어떤 분야에 있었으니, 그걸 맘껏 활용하겠다. 꿈같은 이야기다. 그나마 활용한다면? 인맥정도. 하지만 요즘 세상에 실무자들이 낙하산 타고 부탁하는 걸 좋아할 리 없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방향을 잡잡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넷째. 영역을 깨야 한다. 유통에 있었으니 유통일만 고집한다? 면 성과도 없이 시간만 흘러갈 수 있다. 내가 연관 지을 수 있는 범위를 넓혀서 찾아야 한다. 그렇 고 당장 쿠팡 배달직을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돈이 많아 프랜차이즈를 한다? 성공확률 5%도 안된다고 본다. 장사도 해본 놈이 잘하기 마련 이다. 직장을 오래 다녔다면, 직장 이외에는 바보라고 해도 좋다. 그냥 다른 사람들의 먹잇감일 뿐이다. 그래서 탈탈 털려서 나오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어느 누가 나이 먹은 사람이 퇴직해서 일자리를 찾는데, 오로지 그 사람을 위해 투자를 하겠는가? 그냥 퇴직금을 가진 손님일 따름이지. 그 이상의 가치도 없다


그러면 , 극적으로 재취업에서 성공해서 기업에 들어 갔을 때 유념해야 할 것은?


첫째. 모든 사람은 아군이 아니다. 그렇다고 적군도 아니지만, 어느 조직이나 처음 입조심은 필수다. 조직도 하나의 사회라 세 사람만 있으면 파벌이 생기는 것이 우리나라다. 여기에 나 이과 직급에 따라서 말들도 많이 오간다. 굳이 말을 많이 해서 화를 자초하거나, 부정적 인 인상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 필자는 취업사기 당한 회사에서 잠깐 근무할 때, 8시 30분에 청소를 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오자마자. 바로 청소기를 잡아서 청소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저러다 말겠지 '라고 했지만. 나는 꾸준히 하면서 그들의 신뢰를 얻었다


둘째. A- Z까지 다해야 하고, 안되더라도 시늉은 할 줄 알아야 한다. 중장년은 경험은 알지 몰라도, 실무자는 아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과거 타성에 젖어서 지시만 하려고 한다. 하지만 회사가 큰데 빼고는 작은 회사들은 위부터 아래까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한다. 모르면 주변 실무자에게 물어봐야 하고, 아니면 네트워크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알아내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셋째. 어디든지 보고는 빠를수록 좋다. 기압은 가족이 아니다. 성과를 바라는 곳이다. 그렇다면 적당히 일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을 잘 포장해서 보고까지 완료해야 한다. 보고할 때는 기존의 직원들 조언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는 낙후된 회사였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정식 보고는 종이 인쇄물이 아니라 PC에서 파워포인트 로 만들어서 하는 것이고, 간단한 보고라고 해도 서론 본론결론을 요구하는 곳이었다. 1개의 보고를 하더 라도 사업보고 수준을 원하는 터라 (물론, 본인이 모든 것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진 경영자였고, 기존의 조직 보고서가 월등하게 뛰어나지 않았다) 짧은 기간이지만 애를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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