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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Jan 25. 2024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주말마다 고속도로는 만원 입니다

누가 어렵다는 건가요? 공감부족 사회에 대해서


. '주말마다 고속도로가 꽉 차서 속초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네. 이번주 숙소를 알아봤는데 좀 괜찮다고 생각하는 숙소는 다 찼어. 경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사회 돌아가는 거 보면 누가 어려운지 모르겠어' (지인 A)


. '대치동 아파트에 가보면 BMW는 그냥 소나타 같다는 생각이에요. 죄다 외제차에 국산차는  발 디딜 틈도 없어요." (지인 B)


내가 내린 결론은? 


'놀 사람은 놀고, 갈 사람은 가고 만다. 부자들은 여전히 부자고, 가난한 사람들은 여전히 가난하다'


20여 년 전에 일본 관련 글을 읽는데,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 일본이 경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번화가 가면 사람들이 넘쳐난다. 전혀 불황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일본 도쿄에 빌딩만 몇 개인가? 그 사람들은 봉급생활자와는 사는 방식이 다르다. 그들만 해도 시장이 되는 것이다'라고...


신문에는 경기가 어렵다고. 그래서. 서민들 고통이 계속 심각해져 간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우리가 목격하는 세상에는 신문기사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대표적인 것인 고속도로와 숙박 예약이다. 주말마다 고속도로는 만원이고, 일주일 남겨놓고 괜찮은 숙박업소 예약하려 하면 이미 끝난 지 오래. 도쿄 같은 곳의 주말 항공권은 일찌감치 매진이다.


이런 현상을 보면, 우리가 지금 불황인지? 아리송할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잣대가 과연 객관적인지 돌아봐야 한다. '부자들만 차를 가지고 숙박을 한다? 경기가 어려우면 고속도로가 한산해지는 것과 관계가 있을까? 가난한 사람들이라면 힘들면 무조건 집에만 있어야 하는가? 과연 내가 보는 잣대가 올바른 것인가?' 하는 것들 말이다


안타깝게도, 개연성은 있을지 몰라도 정확히 상관관계가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공실률이 불황과 관련이 있을지 몰라도, 가난하다고 놀러 안 가고, 숙박을 안 한다는 건 어불성설에 가까운 논리다.


몇 달 전 유통 세미나에 갔었는데. 한 연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경기가 어려우니까. 허리띠를 졸라맵니다. 하지만 여행은 갑니다. 그게 다른 겁니다. 다른 거 아껴서 비행기 타는 거고요. 그곳에서 잘 먹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돈은 한정적이지만, 작년 한 해 실질 수입이 줄어들었으니, 어딘가는 줄이고 살 것이다. 대부분 모임이나 내가 사 먹는 음식들을 조정하거나 하는 것들이 많을 거 같다. 한번 생각해 보면. 지금 어느 부분에서 지출을 줄이고 있는지? 하지만 줄이고 싶지 않은 부분은 무엇인지?


나도 힘들어도 리프레쉬를 위해 여행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상황이다. 대신 평일에 먹는 음식을 보다 저렴한 곳으로 다니고, 사람과 만남은 크게 줄였다. 그리고 온라인 쇼핑하는 습관도 없앴다. 그리고 더! 더! 줄여야 하지만, 여행은 가고 싶다.


이제 국민들에게 여행과 맛집과  (맛집도 수도권 맛집이 아니라 로컬맛집이 대세)은 또 하나의 행복이다. 이걸 잘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삶의 질이 달라잔다. 술 몇 번 더 마시면 몸이 망가지지만 , 여행 몇 번이면 마음이 맑아지고, 삶의 안식을 찾을 수 있다


2024년도 경험에 대한 지출은 늘어날 것이다. 대신 그날 안 먹어도 되고, 안 만나도 되는 것들에 대해서는 계속 줄여갈 듯싶다. 경기가 어렵다는 건, 여행을 안 가는 것이 아니라 여행 이외의 다른 비용을 계속 줄여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래도 우리에게 여행 갈 돈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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