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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Jan 28. 2024

50대 중년들의 가장 현실적인 수다

회사 OB 선배들과 신년회를 가지면서 나눴던 이야기들

선배 1 (60. 작년 중소기업 퇴직, 개인사업 준비 중) : 여기서 임플란트 한 사람?


(이때, 저만 손을 안 들었습니다.) 


갑자기 부러운 함성소리.. 우와 여기서 너희가 가장 젊네. 다들 몇 개 했지?

- 50대 중반 기준으로 평균 2개씩은 임플란트를 했더군요


(갑자기 화제가 바뀌어서)


선배 2 (54, 협력업체 담당자 근무 중) :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본부장님


선배 1 (작년 중소기업 퇴직, 개인사업 준비 중) : 사실. 작년 6월인가 회사를 나와서, 작은 사무실 얻어서 일하는데, 3가지 일을 해. 1) 하나는 협력업체 상품을 영상으로 홍보하고 판매하는 일을 기획 중이고 (네이버 '쇼핑 라이브' 같은 사업모델) 2)  두 번째는 여기저기 시간 내서 자주 걷는 것과 짬을 내서 여행을 다니는 거 3) 마지막은 그동안 했던 일을 글로 적어보는 것 해서 다양한 일들을 하는 중이지.  (중략) 현재는 작은 회사로 옮겨서 돈은 기본급을 받고 일하는 중인데, 얼마 전, 대학교를 졸업한  딸이 ' 아빠는 30년간 고생 많이 했어. 우리 키워줘서 고마워. 이제는 아빠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시큰하더라고.  (중략) 그리고, 얼마 전 선배와 얘길 하는데 '안전관리사'를 추천해 주네. 건설사에 들어가면 350-400은 벌 수 있다고 해서 준비하라고...


선배 2 (54, 협력업체 담당자 근무 중) :  얘기 들으셨나요? 재작년 나간 모 팀장은 손해사정인을 땄다고 합니다. 


(또다시 부러운 함성소리) 우와. 


선배 3 (55, 대기업 근무 중): 저는 퇴직하면 중장비 자격증 따서, 고향 내려가서 사람들이 필요하면 달려가려고요


선배 2 (54, 협력업체 담당자 근무 중) : 혹시, 협력업체 부사장으로 옮기셨던 모 부사장님 얘기 들으셨어요? 따님 결혼 시키고는 회사 그만두시고, 지금 택시를 모신다고 하더라고요


선배 1 (작년 중소기업 퇴직, 개인사업 준비 중) :체력이 되면 그것도 나쁘지 않지. 택시도 요즘은 많이 받아서 250-300 정도 받는다고 하던데. . 그래도 대단하네. 무엇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으니 말이야


(후략)


지난주 화요일 예전 직장 선배들 모임에 나가했던 대화 내용복기


고깃집에서 만난 예전 회사 OB 선배들의 평균 나이는 54세, 위의 내용은 선배님들과 신년회를 하면서 했던 얘기 중 기억나는 것을 적어 본 것입니다. 모두가 건강과 인생 후반부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대화내용이었습니다. 만약 여기에 잘 나가는 회사 임원으로 채워졌다면, 그냥 주야장천 골프 (아니면 낚시) 얘기만 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인생의 후반부를 살면서 가장 중요한 삶의 주제에 대해 얘기할 타이밍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게 , 다들 사회에서의 시간들이 많이 흘렀습니다. 특히 가장 연장자인 대선배는 이제 환갑을 얼마 안 뒀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면서도, 중요한 건. 과거처럼 정년이 끝나고 쉬는 삶이 아니라 계속해서 일을 하면서 삶을 영위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날 만난 선배들 중 상당수는 자녀들이 대학에 있거나. 졸업을 한 상황이라서, 많이 여유가 있는 편이었습니다.) 


다만, 저와 다른 한 분은 아직 자녀가 고등학생이어서..  이미 대학까지 다 보낸 선배들이 마냥 부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50대면 인생의 정점으로 그동안 배운 지식과 노하우를 통해서도 가장 자신감 넘쳐야 하는데. 현실은 늘 걱정과 불안이 상존하는 나이인 거 같습니다. (물론,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니,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행복도가 낮은 나이가 50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그것에 매몰되서 살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도 한쪽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는 마음으로.. 너무 조급하게 생각지 말고, 하나씩 뭐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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