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독에서의 일상을 담았습니다
몇 해 전 지인이 “‘새해 복 많이 받은 세요’는 인사가 어색하다”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왜? “복을 받으라는데, 그 복은 소소한 행복 을 말하여 는 것이 아니잖아 요. 로또 당첨 같은 대박이 나라는 뜻이 담겨있 는데, 요즘 의 ‘소확행 (작은 행복)’ 트렌드엔 안 맞죠.” 다시 말해, 행복과 즐거움, 그 정도를 기원하면 새해 인사로는 충분하지 않느냐는 이야기였습니다. 또 모두가 ‘복’이라 할만한 대박의 주인 공이 되긴 불가 능하다는 현실론도 폈습니다.
어쩜 오래전부터 우리는 잔잔한 행복 보다 화끈한 복을 원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소확행과 복, 둘 중 무엇을 새해에 받고 싶은지? 가족 모두 건강하고 무탈한 게 최고다 싶으면서도, 돈도 많이 벌고, 주식도 팍팍 뛰었으면 하는 바람까지
그러나. 살림살이가 팍팍한 요즘. 복에 대한 갈구는 예전보다 덜할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새해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낫다는 생각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랜선전시회] 오징어게임 눈사람 만들 기 작품을 조금 더 멋지게 촬영하기 위해 원정을 가서 다시 만들었습니다 +50
https://m.blog.naver.com/iksuk/222636333823
"새해의 들뜸은 1월에 양보하고 / 봄 입김의 설렘은 3 워에 넘겨주고 / 달력의 2월을 보면, 토담의 겸손 이 생각난다 / 잎도 꽃도 녹음도 단풍도 없이 / 입춘과 소한으로 추위에 떠는 가난한 2월 / 내가 껴안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달이다 / 2월은 나머지 열 달을 살게 하는 / 내공이 자라는 달이다'.. 해마다 2월이 되면 수필 가 유선 진 님이 쓴 이 글이 가장 먼저 떠오 르는 데요.
한편으로는 이 시도 떠오릅니다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2월은 /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 보여 주는 달" (오세영 '2월' 중)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벌써 2월
들쑥날쑥한 날씨에 건강유의 하시 구요. 2월도 건강. 건승입니다
이날 저녁
스페인 순례길 2일 차
제 학교 선배님이 보내주신 설날 인사를 공유 드립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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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의 강 (시.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엔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결이 흔할 수야 없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ㅎ
지금 이 순간의 행복/한석산
이 보시게나 사람 사는 것 별것ᆢ없네.
인생 뭐 있나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탐하지도 저버리지도 않는 삶
꽃 볼 수 있고
아기의 옹알거림 들을 수 있다면
사는 것이네.
그것이 우리 삶과 행복의 뿌리라네.
2013년 2월 1일 글을 읽고 공감했던 박노해 시인의 글... 을 공유드립니다
詩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박노해
무기 감옥에서 살아 나올 때
이번 생애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혁명가로서 철저하고 강해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허약하고 결함이 많아서이다
하지만 기나긴 감옥 독방에서
나는 너무 아이를 갖고 싶어서
수많은 상상과 계획을 세우곤 했다
나는 내 아이에게 일체의 요구와
그 어떤 교육도 하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서 온 내 아이 안에는 이미
그 모든 씨앗들이 심겨 있을 것이기에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물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 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러니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