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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Nov 27. 2023

새벽 출근 첫날 (시차 출퇴근 제도의 장점)

습관을 바꾼다는 거

사회생활 23년 동안 저의 생활습관이 바뀐 건 없는 듯싶습니다. 정해진 출근시간에 일정 시간 출근하고, 퇴근하고, 동료들과 술 한잔하고 집에 늦게 들어와서 늦게 자고. 다시 늦게 출근하고 ,

 

아이러니하게도. 23년 내내 못 지킨 새해계획은


▪︎오전 5시 기상

▪︎운동과 명상 _ 자기계발

▪︎아침식사 


새벽시간을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작심 삼일용 계획이라 지금까지도 누구에게 입 뻥끗 못한 거지만, 똑같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려고 고민해 보면. 새벽을 빼고는 쉽지 않겠더군요.


그러려면, 자연스럽게 전날 저녁 술모임도 줄여야 하고. 식사도 일찍 끝내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빨라질 테니까. 자기 관리가 되는 것이죠


이것은 늘 제 머릿속에서만 맴맴 돌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초 회사에서 출퇴근 변동제를 시작한 겁니다.


참고로. 지금 직장은 출퇴근시간 약 3시간. 오전은 급행 덕분에 1시간  10분이지만. 저녁은 1시간 30분이 넘습니다 (경기도 직장인 평균  출퇴근 시간이 2시간 20분 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아침시간 모든 걸 한 시간씩 앞당기는 것이 쉬울까'에 대한 걱정. 근심 때문이었습니다. '한번 하면 계속해야 하는데?' 나 자신과의 약속에서도 고민스러운 부문이었습니다

@픽사베이


그러다가. 오늘부터 행동에 옮겼습니다.


소풍 가기 전 날 설렘처럼, 일찍 잠자리에 들고 다시 일찍 일어나서 출근을 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강한 의지로 이것을 지켜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그동안 생각만 하던 것을 행동에 옮기니 머리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것과  그동안 출퇴근 밀집시간으로 인해 늘 눈치를 봐야 했던 자리를 앉을 수 있다는 점과 출근했을 때 너무 급하게 와서 어수선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아닌 조금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벽출근이 좋은 듯싶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하루를 일찍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듯싶습니다


--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났더라면

지하철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바지에 커피를 쏟지 않았더라면

승강기 문을 급하게 닫지 않았더라면

채우기보다 비우기를 좋아했다면

대화보다 침묵을 좋아했다면

국어사전보다 그림책을 좋아했다면

새벽보다 아침을 더 좋아했다면

...

그 말을 끝끝내 꺼내지 않았더라면

눈물을 흘리는 것보다 닦아 주는 데 익숙했다면

뒤를 돌아보는 것보다 앞을 내다보는 데 능숙했다면

만약으로 시작되는 문장으로

하루하루를 열고 닫지 않았다면

  

- 만약이라는 약, 오은

@교대역


지금까지 교대역으로 출근 중인 월인도령이었습니다


<후기>


어릴때 많이 듣던 속담이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입니다. 이것은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는 믿음 이며, 안되는 것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렇게 동양에서는 성공에 대해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결정된다는 믿음하에 근면,성실을 강조해왔습 니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요?


안되는 것이 더 많지 않던가요? 노력이 부족해서? 꼭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오늘날 성공에는 맨몸으로 노력 해서 얻는 것보다 일정 재화를 투여해서 이익을 얻는 것이 더 맞는지 모릅니다.왜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산업사회가 아닌 정보화 사회가 된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근면. 성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삶의 기본적인 태도로서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만 생각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 습니다


다시말해, 정보와 운 (관계) 그리고, 눈치.골프 같은 요소 들이 어떤 경우에는 근면과 성실보다도 더 중요하기 때문에 출근단상으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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