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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Nov 23. 2023

지하철에서 앉아가기 신공에 대한 고찰

지하철에서 편하게 가기 위한 중년 아재의 고민

출퇴근 3시간을 오가는 상황에서 지하철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앉아서 가기입니다. 하지만 승객 들이 몰리는 시간대라 좀처럼 앉아가기는 쉽지 않습 니다.


그래서 만들어 본 저만의 지하탑승 수칙입니다


사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남들이 출근하는 시간대를 피해서 아침 일찍 나온다면, 모든 문제를 해결이 될 사항입니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침기상부터 출근까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결국에는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길게 줄을 서서 타야 하므로, '누구 앞에 서느냐?'가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가진 수칙은 먼저 , '이런 사람 앞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입니다


첫 번째. 팔짱을 끼고 지그시 눈을 감고 계신 분들입 니다. 이분들은 이미 자신이 이 열차를 오래 탈 것임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분들입니다. 적어도 눈을 감으 려면 30분 이상은 탈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뭔가 열심히 스마트폰을 보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갑자기 두리번거리면서 후다닥 내리는 경우는 있지만. 금방 내릴 분들은 아닙니다. 적어도 앉아서 뭔가를 한다는 것은 여유가 있다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세 번째는 경쟁상대입니다. 앞에 있는 분들도 중요하 지만 , 옆에 있는 사람들의 성향을 보는 것도 필요합 니다. 일종의 눈치인데, 성별을 떠나서 내가 옆에 있는 사람에게 눈치나 의지력에서 이기기 힘들다 싶으면 같이 나란히 있으면 좋지 못합니다. 비록 내 앞에 자리 가 비더라도, 자리를 빼앗길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누구 앞에 있어야 할까요?


첫 번째는 어정쩡하게 앉아 있으면서 눈치를 보는 분들 입니다. 누가 보도라도 오래가지 않을 것임이 분명한 태도를 보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출퇴근을 하는 분들은 이미 오랫동안 같은 시간대에 타시는 분들 이 많다 보니 이런 분들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두 번째. 왠지 생소해 보이는 분들입니다. 보통 사람은 습성이 있어서 좋아하는 칸이 있게 마련입니다. 많게는 내릴 역의 환승통로와 가까운 곳에 몰리기 마련이지만, 앉아가려면 기본적으로 경쟁이 심한 곳에 있는 것은 좋은 자세는 아닙니다. 그렇게 익숙한 시간에 비슷한 칸에 타다 보면 낯선 분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분들은 반반이긴 하지만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 번째. 통로와 가깝게 앉아 있는 분들입니다. 보통 오래가는 분들은 중앙 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어쩌면 저의 개인적 주관이기는 하지만, 가장자리 변화가 많은 곳은 양 사이드가 많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짱을 끼고 자거나 뭔가 스마트폰을 열심히 보고 있다면 자리를 피하는 것이 맞습니다


사실 출퇴근 시간의 자리 앉기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종의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 수시로 환승을 해야 하는 2,3호선은 이런 원칙이 지켜지기는 쉽지 않지만. 비교적 내리는 구간이 정해진 상황 (참고로, 저는 경의 중앙선을 타고 남양주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입니다)에서는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눈치를 잘 살피지 않으면 출퇴근 도합 3시간을 서서 가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지만, 최근에 제가 사는 곳에 유입인구가 늘면서 콩나물 전철이 된 지 오래다 보니. 괜히 어정쩡하게 서 있으면 지부가 되기 싶습니다.


강조드리면,


1) 주위를 둘러보거나

2) 어정쩡하게 앉아 있거나

3) 왠지 낯선 분이거나


한다면, 그 자리에서 기회를 엿보는 것이 맞습니다. 여기에 전제조건은 약간은 붐비는 열차칸을 비켜있어 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도 전략을 고도화하지 않으면 자리라는 것이 쉽게 내게 오지 않습니다


끝으로, 지하철 앉아가는 건 예전에 잘 몰랐던 부분 입니다. 사회 나와서 지하철을 통근을 한 건 많지 않았 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출퇴근 시간이 길어진 최근에는 그날의 컨디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걸 몸소 체험하기 때문에.. 저의 지하철 앉아 가기 투쟁은 계속 진행 중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지하철로 오랜 시간 출퇴근 을 하신다면 지하철에서 앉는 데 성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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