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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Nov 23. 2023

50대가 대화를 나누는 주제

이 시대의 50대가 살아가는 방법

제가 50대다 보니 만나는 사람들도 50대가 90% 이상 입니다. 그러면 뭔가 비슷한 패턴을 읽게 됩니다. 오늘 은 그것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자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평균적으로 대한 민국에서 50대 중반이면 첫째가 대학교를 들어가거나 (빠르면) 사회에 들어갈 나이다 보니 자식에 대해 과거 와 다른 시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특히, 단골로 나오 는 주제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입니다. 남자를 가진 부모는 아이들의 무덤덤한 태도에 아쉬워하는 반면, 딸을 가진 부모는 딸들의 부모에 대한 애틋함에 대해 자랑을 합니다.


하지만 50대 초반인 저 같은 경우에는 늦은 결혼과 사회 진출, 결혼 등으로 아이들 얘기를 하기는 버겁습 니다. 적어도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만의 특권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두 번째. 취미 이야기입니다 (특히, 골프). 사회에서 어느 정도 지위를 가진 분들이다 보면, 대부분 골프 얘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에 '어느 골프장에 좋았다'식으로 얘길 나누며, 언젠가 같이 라운딩을 가자고 제안을 합니다. (이 제안을 매번 만날 때마다 나누지만 아직까지는 성사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그러다가 누군가 특별한 취미를 이야기하면 거기에 귀가 솔깃해집니다. 어제 만난 분은 골동품을 모으는 것이 취미인데. 그분의 수집분야는 '공중전화' 였습 니다. 20년 전 10여만 원에 구매했던 전화기들의 현재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골동품 시장에 대해 한동안 얘기 를 했습니다.


세 번째. 건강에(죽음) 대한 이야기입니다. 참석했던 분 중 한 분은 올해 돌아가신 어머니 얘기를 하면서, 직장 생활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한 탓에 불효를 해온 것에 대한 아쉬움과 최근에 친한 친구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저세상에 갔다고 했는데, 매달 맛집 모임으로 만나 친분을 다지는 멤버였다고 했습니다. 안타까운 건, 쓰러졌을 때 근처에 있던 제동기의 배터 리가 없는 탓에 결국 생명을 잃었다면서 지금까지도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제가 '혹시 최근에 죽음을 목격한 것이 있냐?'라고 물었더니, 다른 한분은 ' 친구의 자식 이 23살인데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를 당했다'라고 얘기하더군요.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각자의 건강관리 얘기로 흘러 갔습 니다. 처음에는 본인이 앓고 있는 성인병 (고혈압, 당뇨)에 대한 고백. 그리고,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는지를 고백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이 아침에 스트레칭을 했고, 식사도 조절 중에 있었습니다. 한분은 월요일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1시간 30분 정도 걷고, 사무실이 있는 12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다닌 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운동을 안 하는 제가 가장 늙어 보인다며 조크 를 주시더군요. 순간 정신이 바짝 들었습니다


네 번째는 최근의 경제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말 이면 부킹 하기 힘들다는 강남의 유명 중식당에 연말 모임 예약을 의뢰했더니, 아직도 1/4밖에 안 찼다고 하시고, 강릉에 카페가 유명한데. 주중에도 웨이팅 하던 곳이 지금은 주말에도 한산하다고 하면서. 경기가 어렵 다고 이구동성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편, 모 홈쇼핑사 에서 1,200만 원 남미여행을 판매했는데 50억 이상 매출이 발생했다고 운을 떼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 들이 여행은 다닌다'고, 여행을 위해서 다른 모든 것들 에 대해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얘기는 오늘 회사 동료와 얘기해 보니, 여행을 가는 사람 들과 돈을 안 쓰는 것과는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는데 의견의 합치를 보있습니다. 돈은 모두가 힘든 부분이고, 중국집이나 카페를 가는 사람들과 여행을 가는 사람은 연령과 목적 자체가 틀리므로, '이것 때문 에 저것이 된다'는 말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점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정리하면 대략, 자식, 취미, 건강 등이 가장 많이 나누는 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투자 (주식), 정치 같은 주제도 빠지지 않기는 하지만, 과거보다도 많이 줄었 다는 생각이고요. 위의 주제에서 가장 집중력이 높았던 것은 취미 이야기였습니다. 다른 건 어떻게 이해한다고 해도 취미만큼은 그 사람을 나타내는 상징이기 때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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