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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Mar 12. 2024

직장퇴사 후 인간관계 정리노하우

아래는 지난 연말 갑자기 회사를 퇴사하고, 아직까지도 구직활동을 하면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느낀 생각들을 정리를 한 내용이다


퇴사를 하면,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건 역시나 돈의 문제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 생활비 말고 개인적인 지출은 대부분 만남에서 지출이 나가게 된다. 법인카드를 가진 친구가 주위에 많다면 좋지만, 사실 막상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예전 직장 동료들이 법인카드로 나를 사준다는 건 착각이고, 그들도 자신들의 밑에 직원들 챙기기게 급급하다 보니 만나는 것도 차 힘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퇴사하고 3개월이 지났지만, 누구를 만나자는 것이 계속 부담으로 가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상대방이 돈을 쓴다고 해도, 내 돈이 안 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관계 유지의 많은 부분은 결국 마음이 아닌 돈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가 누군가를 만날 돈이 없다면 인간관계도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퇴사하면 가족과 오랜 친구만 남는다는 게 당연한 이야기라고 본다


냉정하게 보더라도, 우리가 인간관계를 이어가는 목적은 나의 즐거움도 있겠지만 결국 상부상조에서 비롯된다. 품앗이, 두레 같은 과거 조선시대 농경문화에서 내려오는 전통풍습들도, 따지고 보면 어려울 때 서로 돕고사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제 남는 건 누구를 남기고 누구와 끊겠는가? 돌아본다면, 


첫째. 퍼주는 관계는 정리 1순위다.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 내 에너지만 나가야 하는 관계라면 그건 정리해야 한다. 아마도 직장에서 맺은 인연들이 대부분 여기에 속할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팀장의 신분이었으므로, 임원들 빼고는 내가 베풀어야 하는 역할에 있었으므로, 받기보다는 주는 관계가 대부분이었다


둘째. 장기적인 관계가 아니라면 그것도 정리대상이다. 많은 관계는 이해관계로 이루어지는 단기관계다. 특히 사회생활 이후에 맺어진 인연들은 과거 가족이나 친구들처럼 경험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형식적인 관계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설령 만나더라도 이어갈 수 있는 매개체가 없게 된다. 이런 관계까지 신경 쓰는 일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셋째.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들도 정리대상이다. 퇴사를 하면 멘털관리가 중요하다, 누구를 위로하거나 힘이 되어주기는커녕 내 몸 하나 건사해도 모자랄 판에 있게 된다. 그렇다면. 관계에서 부정적 에너지가 만들어지거나 하는 관계라면 좋지 못한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주변에 보면 나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사람이 밝지 못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특히, 중장년의 경우에는 자신의 상황 때문에 후천적으로 부정적으로 돼 가기 쉽다. 하지만. 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생각이 어두워질 수 있으므로 정리해야 한다 


넷째. 비용이 드는 관계도 정리해야 한다. 사람과 만남에서 돈은 어떻게든 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과거의 사회생활하던 버릇이 남아서. 자신의 상황은 인지 못하고, 좋은 집, 비싼 집을 찾는 이들이 있다. 하나를 먹더라도 좋은 것을 먹는 게 나쁜 일이 아니지만. 지금 같은 고물가에서 식사 한 끼만 잘못해도 하루에 많은 돈의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만났을 때 상대방에 대한 고려 없이 고비용을 만들어내는 관계라면 정리가 옳다고 본다


다섯 번째. 형이상학적인 관계로 금물이다. 예를 들어 현실기반이 아니라, 괜히 만났을 때, 직접적인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제로 불편하게 하는 관계들이 있다. 친구라고 해도, 괜히 정치얘기를 한다거나 종교적인 주제에만 머문다거나 한다면 그것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끝으로는 발전하지 않는 사람과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본다. 100세 시대에서 필요한 자세는 지적호기심과 배우려는 자세라고 본다. 마치 인생을 다 산 것처럼 과거의 삶을 가지고만 살려고 하는 관계라면 그것도 건강한 관계는 아니라고 본다. 계속해서 자신을 점검하면서 부지런히 살아가는 관계야말로 필요한 관계라고 본다


퇴사를 하면 정말 챙길게 많아진다. 모든 것이 오로지 내 책임으로 이루어지고, 다음 일까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처럼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50대 중년이 새로운 직장을 잡기란 하늘에 별보다도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좋은 대학, 외국어, 인맥 등을 보유하고 있다면 약간은 수월하겠지만. 지금은 40대 중반만 되더라도, 다른 회사 들어가기도 어려울뿐더러, 설령 들어가도 1,2년 내에 나올 확률이 90%에 육박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게 되면, 어떤 것에 더 집중할지가 나온다고 본다. 인간관계에서 득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결국 나를 지금까지 만든 건 내가 노력하며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관계는 불필요하고 도움이 안 되는 건 계속 정리해 나가고, 자신을 사람들이 따를 수 있도록 계속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야말로 중장년 퇴사 이후의 삶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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