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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Mar 14. 2024

화이트데이에 초콜릿을 주셨나요?

변화된 직장 문화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요샌 안 주고 안 받기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직장 동료. 2024.3.14)


1.


직장을 다닌다면 오늘이 가장 점심 회식이 많은 날입니다. 00 데이라고 해서 선물 주는 문화는 사라졌지만, 부서에 여직원이 있다면 아침에 커피 한잔 아니면 점심때 밖에서 법카로 외식을 하는 회사들이 많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팀장이 점수가 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안 했을 때의 보이지 않는 리스크 해징을 위해 오늘 같은 날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당연히 밖에서 맛난 음식을 먹는 날로 해두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그만큼 직장에서는 챙겨야 할 에티켓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남자들끼리 술 문화였다면, 지금은 여직원들에게 맞춘 문화들이 더 중요해진 시절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결국은 형식인 만큼 점차 OO데이를 찾아서 이벤트를 하는 문화는 계속해서 줄어들거라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오늘 모회사 팀장과 나눴던 대화를 가져와봤습니다


OO 팀장 : 밸런타인데이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아침에 커피 한잔 돌렸습니다. 그러나,  잘 먹겠다.. 고맙다..라고 하는 사람도 없네요~ㅋㅋ 이게 당연하다 생각하는 건지... 참.. 웃픈 현실이네요. 어쩌면 팀원들이 받는 거에 익숙하고 당연하다 생각하는 문화이기도 한 거 같네요


2.


"과거에 OO가 되면, 회사 근처 편의점에 초콜릿이 아침이면 다 동이 났습니다. 팀장이나 임원들은 으례껏 여직원들에게 과자 하나씩을 사주었고, 그것을 안 하면 왠지 센스 없는 관리자로 평가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OO데이 때면 직장에선 한바탕 초콜릿 전쟁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여직원들에게 받지는 못할 망정, 화이트데이가 되면 여직원들에게 초콜릿이나 커피를 쏴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침에 몇몇 분들에게 물어보니, 이젠 그런 문화가 없다는 분들이 많아진 거 같습니다

개인적 생각에서는 이제는 직장 생활도 과거의 정문화가 아니라 이해득실을 따지는 문화가 된 데다가,  코로나 이후 개인문화가 더 커지면서 서로 안 주고 안 받기 문화가 정착되었고, 지금의 MZ 세대들에게는 받지 않고 주는 문화가 맞지 않은 데다,  물가가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하나의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만약. 오늘 초콜릿을 받았다면 그 상대방에 대해 고맙다는 말 한마디 꼭 해주시길 바랍니다. 사라져 가는 문화를 지키는 소수에 드는 고마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3.


수많은 ‘데이(day)’의 짝퉁인 화이트데이 돌아왔습니다. 하늘은 미세먼지로 잔뜩 흐려도 길거리는 온통 핑크빛. 어제저녁 에는 커다란 선물 바구니를 과시하듯 들고 가는 연인들도 제법 있었을 법 싶습니다. 실제로, 어제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강남, 건대, 홍대에서는 사람들로 모처럼 젊은이들로 인산인해였다는 뉴스도 들립니다.


 “상술에 속은 것”이라며 눈 흘겨도 마음은 왠지 허전. 세상에 연인만 사랑하라는 법 있나요? 이젠 겨울을 벗어던지고 봄으로 100 m 달리기로 질주하는 따스한 날들, 아직 사랑하지 못한 솔로나 사랑이 식어서 더는 못하겠다고 외치는 중년들은 젊은 연인들을 주제로(?) 삼아 진한 맥주 한잔 ‘쿨’하게 나눠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여전히 세상은 어수선 하지만, 그래도, 봄에는 봄다워야 합니다. 사랑을 그리워하고, 또 만남을 통해 겨울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은 이제 따스한 봄날. 아마 동네에 나가시면 이제 막 고개를 든 여린 개나리를 보실 듯싶습니다


4.


쾌청한 날 사랑 고백을 했다간 퇴짜 맞기 십상입니다. 사랑을 느끼는 감정은 기분이 아닌 분위기에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분위기에 특효약인 날씨만 잘 활용해도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부슬부슬 안개비나 펑펑 함박눈이 내릴 때가 적격이죠. 이때는 이성의 균형이 무너져 마음 한구석이 허전 해기 마련입니다. 타인의 눈길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겨울 추위도 좋습니다.


화이트 데이, 근데 오늘은 날씨가 어마 하게 좋습니다 (물론, 미세먼지는 최악이라는 뉴스가 흘러나오기는 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날씨를 피해 분위기 좋은 장소 (카페)를 찾아 날씨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장소라고 믿고 용기 내보는 게 사랑의 진리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과거엔 사랑을 전투적 구호를 써서 '쟁취'라고 불렀지만. 오늘날에는 '공감, 배려'를 통한 '마음의 교감'이 더 맞지 않나 는 생각도 듭니다. 그만큼 연애에 대한 시대적 요구도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암튼, '사랑'이란 단어는 언제나 들어도 가슴 설렙니다


5.


14일(목)은 화이트 데이. 발렌 타인데이가 여성이 남성에게 하는 시랑고백이라면. 이번에는 남자가 좋아하는 여성에게 사탕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입니다


경기불황을 '데이' 마케팅으로 매출을 만회하려는 듯 좀 더 자극적이고 아이디어 넘쳐나는 선물이 쏟아지지만, 결국 좋아하는 사이라면 사탕. 초콜릿대신 화장품이나 잡화. 그리고. 핫플레이스에서의 근사한 데이트가 정답입니다. 괜히 어설펐다가는 당장에라도 '우리 그만 헤어져'가 남발되는 시대에 물질보다는 마음이라는 말을 차마 못 드리겠습니다.


물론, (먹히지 않겠지만) 화이트데이를 빙자한 장삿속 이 싫다면 이런 선물 은 어떨까요? 한 달간 집 앞까지 배웅해 주기 쿠폰, 한 달간 맛집 투어 쿠폰 등등 말 입니다


결국, 핵심은 가까이 있다고 자칫 소홀했던 마음을 표현해주는 것. 우리가 분주함 속에 잊고 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쪼록 멋진 시간 보내시길 바라 봅니다. 메리 화이트데이


6.

퀴즈.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중 편의점이 더 붐비는 때는?


정답은 화이트 데이


며칠 전부터 초콜릿을 준비해 두는 여자와 달리, 남자는 당일이 돼서야 편의점에서 허겁지겁 준비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부지런한 여성분들이 올해는 우울한 주머니 사정까지 겹쳐  '편의점 초콜릿’을 선호한 다고 하는 데요. 여성의 사랑은 바로 초콜릿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내일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2월 14일. 밸런 타인데이가 찾아옵니다. 날은 풀려 데이트하기 ‘쾌적한’ 시간이 될 듯한데요. 36.5도 의 뜨거운 초콜릿을 서로 주고받는 선남선녀의 애정 전선에 늘 축복만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런 날엔. 옆에 있는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해”를 열심히 외치는 게 삶의 지혜! 도 꼬 잊지 마시고요)


p.s

솔로도 큰 걱정은 말고. 무거운 외투를 벗고 상큼한 옷으로 갈아입고 거리를 누벼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 순간 초콜릿만큼 달콤한 인연이 기다 리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2021년 3월 14일 보냈던 편지


따뜻한 오늘, 낮 최고기온 17도 … 일부지역 ‘미세 먼지 ’ 주의


내일 14일(일)은 화이트데이. 코로나 발 경기불황을 '데이' 마케팅으로 매출을 만회하려는 듯 다시 편의점 앞에 는 선물 천막이 세워졌습니다. (그러 나 과거와 달리 파리만 날리는 듯 싶습니다)  물론. 올해도 사탕 보다 는 초콜릿 추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건. 사랑은 형식보다는 마음 가짐이겠죠. 가까이 있다 고 자칫 소홀했던 마음을 표현 해주는 것. 우리가 분주함 속에 잊고 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 올해는 봄철 사랑고백 기념일인 발렌 타인데이 와 화이트 데이가 각각 설날과 주말에 있는 데다. 아직 코로나 거리 제한도 엄격하게 진행하되. 예전처럼 데이를 앞두고 시내 곳곳에  사탕 바구니 한아름 가지고 돌아다니는 젊은 선남선녀를 보긴 힘들 지만 (그보다는 언텍트로 연애하기가 만만치 않은 게 지금 현실입니다)  


아무쪼록 멋진 시간 보내시길 바라 봅니다. 메리 화이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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