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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인생 이야기(사촌형님 대화

by 월인도령

오늘은 오리농사를 짓는 큰집 작은형님과 오랜만에 깊은 대화를 나눴다. 형님은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시작 으로, 가족, 인생, 그리고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풀어 놓으셨다.

“요새 사람들은 입만 살아서, 30~40대만 돼도 끈기가 없어. 이론은 100%인데, 실기가 안 돼. 익숙한 것만 찾으 려고 하지. 홈쇼핑만 봐도 그래. 원플러스원, 마지막 세일… 다 귀신에 홀리는 거야. 필요한 것만 사야 하는데, 자꾸 덤에 혹하지. 그래서 수입은 없는데 지출은 많아지는 거지.”

형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홈쇼핑에 오래 근무했던 나로서도 필요 없는 소비에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았기 때문 이다.

형님은 이어서, 나이와 관계없이 배울 건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나이를 떠나서, 어른이라고 다 아는 게 아니야. 밑에 사람 한테도 배울 건 배워야지. 요즘 세상은 빨리 변하니까, 옛날 스타일대로만 하면 꼰대 소리 듣지. 세상이 변하면 나도 변해야지.”

그리고. 형님은 가족 이야기도 꺼내셨다. 작년에 큰엄마, 지난달 큰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이 썰렁해졌다고 하셨다. 가족이란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세상살이가 돈만 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리고. 세상의 빠른 변화에 대해서도 얘길 하셨다

“지금 사회적 변화와 문제는 개인 문제가 아니야. 국가도 문제야. 요즘 젊은 사람 들, 시집장가도 힘들고, 직업도 없어 지고… 앞으로 10년, 20년 후면 지금 있는 직업들 다 사라 진대. 우체국, 은행, 마트, 음식점까지도. 그럼 뭘 해야 할까?”

형님은 말씀 중간에 “고물상이라도 하면 돈 번다”고 웃으 면서 말씅 하셨지만, 그 안에는 변화에 적응하는 지혜가 담겨 있었다. 세상이 변해도, 남의 말만 듣지 말고, 소통 하고, 직접 확인하고, 서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가족끼리도, 한쪽 말만 듣지 말고, 양쪽 얘기를 들어봐야 해. 소통이 중요해. 부부도, 형제도, 친구도 마찬가지지.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해. 음식도 짜게 먹는 사람, 싱겁게 먹는 사람 다 있잖아. 단체 생활에서는 매너가 중요해. 누가 음식을 했든, 고생했다고 한마디 해주면 그게 매너지.”


또한 형님은 시골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고 했다. (참고로 .. 오리농사를 짓는 큰집 작은 형님은 누구 보다 부지런하다.)

“요즘 오리농사는 새벽 4시부터 시작해. 낮에는 일 못 해. 하우스가 50도가 넘어가거든.” 형님은 해가 뜨기도 전에 일터로 나가고, 해질 무렵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다시 일을 한다고 했다. 낮에는 잠깐 쉬는 시간이지만, 그 시간도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은 아니라는 말과 함께

이어서 형님은 말했다. “시골은 4시에 못 일어나면 일을 못 해. 누가 해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아.” 이 말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형님은 자식들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었다고 한다. “네가 안 움직 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엄마 아빠가 해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네가 10년, 20년 먹고 살 준비를 해라.”

형님은 자격증이나 취직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지금 당장 놀아도 괜찮다고 생각해. 지금 취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30살까지 연구해도 돼. 친구들은 취직 해서 돈 번다지만, 나는 그게 중요하지 않아. 놀면서, 알바 하면서 인생을 연구하는 게 맞다고 봐.”

젊은이들에게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실패를 두려 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그러면서.녹록지 않은 현실어 대해서도 힌참을 얘기하셨다.

“요즘 젊은 사람들, 결혼도 쉽지 않아. 집값은 오르고, 월급 은 그대로고, 적금도 못 해. 마이너스만 안 되면 다행이지.”

형님은 농사도, 장사도, 직장도 모두 쉽지 않다고 말했다. “농사도 남는 게 없어. 수입산이 들어와서 쌀값도, 수박값도 시원찮아. 다들 수박농사 짓는데 경쟁이 치열해서 쉽지 않아.”

또한 형님은 국가 정책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결혼해서 아이 낳으려면 돈이 있어야지. 국가에서 집도, 교육도 지원 해줘야 젊은 사람들이 결혼하고 아이도 낳지. 그냥 푼돈 주는 게 아니라, 20~30년 장기 대출을 해줘야 해.”

그러면서. 자신의 자식들의 삶도 예로 들었다. “우리 딸 채령 이도 대학교 졸업하고 자격증 몇 개 땄지만, 자격증이 활용 이 안 돼. 지금은 편의점, 스크린 골프장 알바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어. 나는 그게 인생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놀면서도 인생을 연구하는 거지.”

그리고, 형님은 이렇게 끝맺는 말을 했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만 위대하다고 생각해. 실패한 사람 은 무시하지. 하지만 인생은 돈만으로 평가할 수 없어. 인간 성이 더 중요해. 나도 오리농사 하면서 많이 힘들었어. 10 년, 20년 뒤를 알 수 없지. 중요한 건,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거야. 놀아도 좋아, 노는 것도 공부야. 그리고 누구나 힘들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건 서로 존중 해줘야 한다는 사실이야”

형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변화에 맞게 적응하는 것. 그것이 앞으 로의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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