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잘 지내고 계신지요?
햇살도 강하고, 마음도 조금은 지치는 요즘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일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요즘 들어 제 입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단어는 다름 아닌 ‘존중’이란 단어입니다. 다시금 이 단어를 끄집어 낸 건, 얼마 전, 아버지와 동생과 이야기 나누던 중 느닷없이 인간관계의 미래를 언급하면서 (아마도, 당시 분위기가 나이들수록 사람들 관계를 정리해야한다는 말이 오가는 중 끄집어 낸 말이라고 기억됩니다)
“앞으로의 관계에서 나이나 직업을 떠나서 서로를 존중하지 않으면 인간관계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순간부터 이 단어를 자주 지인들에게 사용중에 있습니다.
사전에서는 ‘존중(尊重)’을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이라 표현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존중 ‘상대방을 사심 없이 바라보는 것’, 그 마음을 존중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상대의 배경이나 겉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람 자체를 바라보는 마음 말입니다
요즘은 기술이 발달하고, 스마트폰과 유튜브, AI까지 등장하면서 사람들과 굳이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사람보다 반려동물에게 더 큰 애정을 쏟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됩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인간관계가 점점 희미해져 가는 중입니다.
이런 시대에 ‘존중’이라는 단어를 떠올린건 그런 마음이야말로 관계를 이어가는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우리가 오랜동안 존중이라는 것을 잃어버리게 된 건, 과거의 권위적 문화, 나이와 서열 중심의 사고방식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 남아 있는 그 시절의 흔적들이 사람을 향한 시선을 딱딱하게 만들고, 때로는 내가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또한 돈이나 지위가 있다고 해서 남을 엎신여기는 풍토 또한 여전히 존재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말하는 존중은 ‘충고, 조언, 평가’가 아닌,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나이나 성별, 사회적 위치를 떠나, 사람과 사람으로 마주하는 자세입니다. 말 한마디에도 예의를 지키고, 함부로 판단하거나 비교하지 않는 것. 그게 진짜 존중 아닐까요?
우리는 누구나 존중받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존중을 받기만 원했지, 누군가에게 먼저 주는 일에는 참 인색했던 것 같습니다. 받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말이지요.
이 상황에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다시금 기억해 봅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조심스럽고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마음이 우리가 이 무더운 여름을 조금 더 시원하고 단단하게 보내는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마음 편한 날들 이어지시길 바랍니다.
곧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