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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인도령 Dec 20. 2023

타임머신. 코로나 1년 차 연말 때의 다양한 상념들

코로나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적었던 생각들 (2020.12.20)

2020년 나는 무엇을 했는가?


짧은 상념 1. 한해정리


오늘 아침엔 무려 1년 치의 이메일을 삭제하는 작업을 했다. 일일이 들어가서 전체 선택 후에 지우는 작업이라. 지난 한 해에 내 이메일에 어떤 것들이 쌓여 는 지를 훑어보기로 했다. (지우려다 보니) 역순으로 살펴보면,


'추&윤 / 바이든 / 전세대책 / 김해공항 / 비혼출산 / 아시아나 / 의대생 국시거부 / 전광훈 / 전세금 / 탈석탄 / 의사파업 / 전월세 / 비트코인 / 폭우 (최장 장마, 기후위기) / 블랙페이스 / 레바논 폭발 / 차별 금지법 / 임대차 3 법 / 서울시장/ SK바이오팜 / 21번째 집값처방 (부동산) / 재난지원금 / 정의기억연대 / 미중갈등 / 질병관리본부 / 신량안보 / 4.15 총선 / 민식이 법 / n 번 방 / 도쿄올림픽 / 재난지원금 / 미스 터트롯 / 기후위기(공공보건의료) / 추경적자국채 / 세계여성의 날 (잊지 못하는 게 이날 나는 마드리드에서 12만 명이 참가하는 공간에 같이 있었다) / 병상부족 / 코로나 / 미투운동 /.. (‘뉴위크’ 뉴스 서비스에서 보내온 문자 중 선정)'


이것을 참고 삼아서, 시간순서대로 내 일상도 돌아봤다. 2020년 1월부터...


'늦은 송별회 / 순레길 준비 (등산) / 파리 / 순례길 / 포르투 / 스페인 여행(살라망카, 마드리드) / 자가 격리 / 사람들 만남 / 서울 둘레길 / 글쓰기 / 인문학 / 창업 아카데미 / 자격증 / 아르바이트 (박람회 상담) / 스터디 모임 / 정독도서관 /중소기업 체험? / 창업 아카데미 심화반 / 2단계 / 춘천 스터디 카페 / 건축 학교 / 1차 불합격 / 멘붕 / 상봉 (공부계속) / 이력서 / 시민대학 / 아르바이트 / 면접 / 니나노 TV (신사업 준비)..'


한 해를 순차적으로 몇 줄로 정리해 보니, 왠지 시간이 빨리 간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만큼이나 그동안 뭐 했나? 싶기도 하고. 그런 한해였던 거 같다. 그래도 나는 ‘움직인다’라는 목표로 여기저기 움직였지만, 코로나 위협에 어디 움직이지 못하고 우왕좌왕한 분들도 많았을 거가 본다.


그래도, 일단 이렇게 보낸 한 시절을 그냥 무의미 없었다고 보기보다는, 앞날을 위한 나름의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싶니다. 그래도 나가 나 스스로 뭔가를 해봤던 그 첫해라는 점에서는 분명 ‘이것저것’ 많이 만나고, 배웠던 시간이었다고..


짧은 상념 2. 답답한 집콕 생활


“집에서 할 거 없다고 전자기기 끼어 살고, 하루종일 TV만 끼고 살고, 너처럼 안 움직이면 살만 찌고 몸만 무거워지고, 괜히 무기력해지고, 움직여야지. 안 움직이는데 활력이 생겨. 운동 못 간다고 속상해하지 말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 하면 돼. 남탓 하지 마. 코로나 환경탓하여지마 네가 찾아서 할 수 있는 것도 엄청 많아. 답답하다” (오늘 아침 아내가 딸에게 한 말)


코로나 확진으로 어디 가지고 못하는 주말, 결국 아내와 아이가 한번 더 부딪혔다. 늦잠을 자고 , 늦게 점심 먹고, 그리고 곧바로 거실 소파에 앉아서 TV를 시청하는 딸에게 한마디 한 것이다.


코로나 생활이 힘든 것 중 하나가, ‘주말 내내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어디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 하루종일 있자니. 서로 생활하는 것들이 뻔히 보이는 것 때문인데. 그 문제가 되는 것 중 대부분이 ‘전자기기’ 때문이다


참고로, 딸도 리모컨을 한번 잡으면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지칠 때까지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그럼, 핸드폰으로 홈트레이딩 같은 건전한 것을 할 수 있지 않냐? 는 반론을 쳘칠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사람이 한번 편해지면 끊임없이 편해지려고 하는데. 보통의 전자기기를 만지는 이유는 편해지고 즐겁기 위해서라는 것을.


보통은 주말이라도 큰 문제없이 잘 지내는데. (뭔가 심사가 뒤틀렸는지) 갑자기 아내의 마음이 돌변하면 꼭 한 번씩 문제가 터진다. 나는 딸에게 채널권을 뺏기니, (가끔 영화도 보기도 하지만) 온라인 수업, 독서를 하는 입장인데,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아내가 들이닥쳐서 ‘ 주말에 가족들이 같이 지내는데. 그렇게 혼자만 지내면 마음이 편해?’라고 말을 걸어온다. 아내 입장에서는 방에 틀어박혀 자기 일만 하는 남편과 거실 소파에 앉아서 휴대폰과 TV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딸의 모습이 보기 싫을지 모른다. 그런 상황들이 자주 발생해서인지, 주말에 가족과 같이 있는 건 별로 좋지 않다.


만약,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주말 나들이나 외식을 하며 기분전환을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기분전환 (이것은 외부의 공기 수혈이 필수)’이 없다는 것이 코로나의 아픔이 아닐까? 오늘 아내와 딸의 말다툼을 보니까. 또 그런 생각이 밀려온다


짧은 상념 3. 누구의 탓인가?


나 : ‘와 사람들이 죄다 회를 떠서 집에서 파티를 하려나 보네’


아내 : ‘정말 차가 막힌 거야?’


나 :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차가 막힌 거 같은데.


아내 : ‘이렇게 , 시장에 사람들이 많으니 코로나가 종식이 안 되는 거지?’


위의 대화는 어제, 내가 사는 패션마트에서 옷을 사고, 동네 마트에서 잠깐 장을 보고서 집으로 가기 위해 마트와 집 중간에 있는 농수산물 시장을 통과하는데. 시장에 차가 많아서 한동안 멈춤 상태로 있으면서 아내와 한 대화 일부분이다


사건의 발단은, 토요일 저녁 18시경이었을 텐데. 농수산물 시장으로 들어가는 차들이 가득 넘친 것이었다, 순간, 나는 아내에게 이번주가 사실상 송년회 마지막이고, 크리스마스 때는 보통은 가족들끼리 조용히 보내고, 오늘은 아마 친한 지인들끼리 송년회를 가지는 건 마지막 날 일 것이다. 그래서 농수산물 시장에 회를 가져가기 위해 왔을 것이다. 보통 가족들끼리 하면 굳이 농수산물 시장까지 안 오겠지만, 보통 4인이상 모인다면, 회를 준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라고. 그렇게 논리를 펴니까. 아내가 한 말이 이랬습니다


아내 : 이렇게 돌아다니고, 만나는 사람들이 있으니 코로나가 멈추지 않는 거지


그러나, 일반 식당도 아니고 집에서 하는 것이고, 최근의 전파가 지인들끼리 전파된다고 하지만, ‘이것 마저 없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오늘 교수 신문을 보니, 올해의 한자성어로,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 (나는 맞고 상대는 틀렸다")로 정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우리 집을 보더라도, 옷과 음식을 사기 위해 패션몰과 마트를 다녀온 우리는 괜찮고, 지인들과 모임을 하기 위해 농수산물 시장에 회를 사러 오는 사람들은 문제가 있다? 는 식의 대화를 어딘가 모르게 ‘아시타비’와 맞지 않나 했다.


언젠가, 천주교에서 ‘내 탓이요’ 캠페인을 한 적이 있다. 코로나로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시기지만, 그래도 ‘나는 잘하는데. 남들이 못해서 그렇다’는 식의 애기는 없었으면 한다. 누구나 열심히 방역을 잘하고 있고, 지금은 비난보다 응원이 필요한 시기가 지금이 아닐는지?


짧은 상념 4. 요즘 애들은..


선배 : 내 둘째는 (대학생) 남들이 뭘 사면 자기도 사서 쓰더라고, 그러면서, 남들이 뒤지면 안 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게 참 마음에 안 들거든. 그러면 아내는 그렇다고 간섭을 하면 안 된다고 해. 아무래도 꼰대 인가 봐


나를 포함한 지인들 : 꼰대 맞아요.


오랜만에 선배들과 조촐히 송년모임을 가지는 자리에서 첫 번째 주제로 삼은 내용은 ‘ 요즘 젊은애들’이란 주제였다.


처음 포문을 연 것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선배였는데, 고등학교 졸업생을 뽑았는데, 3주간 출근 못 한다고 해서 물어봤더니, “취업을 했으나,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술도 마셔야 해서 12월 동안은 출근 못 하겠다 ‘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자기 하고 싶은 건 다하려 하지만, 책임감은 떨어진다는 말이었다.


그랬더니, 언론사에 있는 선배가 매일같이 18시 5분이면 칼퇴근을 하는 비정규직 직원을 얘기하면서, 요즘은 비정규직으로 1년을 하면 2년 차부터는 좀 더 안정적인 계약직으로 올려주는데. 그때가 되면 하나같이 그만둔다는 거였다. 이유를 물어보면, ’너무 힘들어서, 쉬면서 여행도 다니고 나서 , 다시 일자리를 알아보겠다 ‘는 식으로 말을 한다는 거였다.


하긴, 몇 년 전 ’ 꼰대‘라는 것이 유행하면서 직장 문화들이 많이 바뀌었고, MZ 세대중심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면서, 그들의 ’ 창의력’ 은 얘기 해도 , 그동안 가치 있게 여겨져 왔던 ‘ 성실, 책임감’등은 많이 쇠퇴한 거 같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어떤 일을 맡는다면 당연히 책임감은 가져야 할 것이며, 살아가는 태도는 성실함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그런 내 생각이 너무 시대에 뒤떨어지는 거 아니냐? 4차 산업 시대에 창의력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냐? 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평소) ‘나만 잘났다’고 행동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성실하지 못한데. 어느 날 갑자기 번뜩이는 창의력으로 ‘대박’을 났다 ‘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다. 그것이 공상과학 만화면 모르겠지만, 어느 성과도 그냥 이뤄지는 건 없다. 어느 정도의 시간과 성실과 고민과 협동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뭐든지 기본기라는 건 있는 것이다. 아무리 받아들이기 불편해도 말이다



짧은 상념 5.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이 있다


. 나 : 어제도 코로나 확진자가 1천 명이 넘었더라고, 이러다가 3단계까지 가면 안 될 텐데. 가게. 독서실 죄다 닫으면 난리도 아닐 거야


. 아내 : 그래서, 정부에선 3단계까지 안 가려고 조심해 달라고 하는 거고


. 나 : 지금은 식당 같은 곳은 사람이 없는 상황이고, 커피숍도 드라이브 스루인데 전염병이 발생할리 없고, 지금 증상들은 대부분이 지인들 감염들인데. 자영업만 손해 보는 3단계는 좀 안 맞는 거 같아.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그런 상황도 모르고, ‘3단계를 가야 코로나를 멈출 수 있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어


. 아내 :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래. 스키장에 사람들 많다는 뉴스 봐봐, 그리고 내 주위에도 (상황이 그런데도) 매주 사우나 다니는 사람이 있어. 그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거야. 또 한편으로는. 무증상자들이 많다는 거야. 자기가 증상이 있는지 모르니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지.


. 나 : 그래도, 나름 조심해서 모임은 가지는 게 좋지.


. 아내 : 어제 마트를 갔는데, 대게코너에서 누가 그러더라고. ‘ 캠핑 갈 건데. 이거 쪄줄 수 없냐고?’ (황당한 질문을 들으니)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여기저기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 나 : 그래도, 캠핑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거리도 있고, 서로 조심조심하면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 아내 : 거기도 공동 세면대가 있잖아~


여기서, 대화는 끝냈다. 더는 해봤자. 사실 답도 없는 대화일 테니까. 나도 정답을 가진 사람은 아니니까 말이다. 다만, 코로나 3단계 확산단계니까. ‘무조건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만 붙어 있으라 ‘라는 말은, 오히려 더 안 좋다고 말하고 싶다. 코로나 확진으로 얼마나 죽었는지 몰라도 , 내 생각으로는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자발적으로 목숨을 끊은 사람 숫자가 더 많을 거라 본다. 내가 말한 게 가짜뉴스일지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 보다 더 무서운 건 ’ 고립, 외로움, 차별, 무관심’ 같은 단어가 아닐까? 어떤 걸 선택하기는 각자의 몫이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생각 때문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뭐라 하는 건 더욱더 아니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거나, 일부러 모임을 찾아 나선다거나, 위험 장소인 줄 아는데, 그런 장소를 너무 많이 찾거나 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수칙에 맞춰 조심하면서 움직이고, 사람들을 만나고 하는 최소한의 활도마저도 잘못됐다고 손가릭 질 하는 건, 맞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짧은 상념 6. 아프면 안 되는 세상


며칠 전이었다. 처제가 전화를 해서는 검은 양복을 찾는 거였다.


. 처제 : 형부. 검은색 양복 있으세요?


. 나 : 아니 없는데. 남색은 있는데.


. 처제 : 저희도 남색은 있는데. 검은색이 없어서요


별생각 없이 전화를 끊고도, 큰 궁금증은 나지 않았다. ‘누군가 돌아가셨겠지?‘


그런데. 어제 아내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며칠 전 동서(처제)의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거였다.


. 아내 : 그런데, 동서 친구 아버님이 갑자기 심장마비가 오셔서, 응급차로 병원을 돌아다녔는데. 요즘 코로나가 아니면 치료가 쉽지 않은지. 거절을 당해 몇 군데 병원을 돌다가 돌아가셨데


. 나 : 아니 심장마비인데도. 치료해 줄 병원이 없다고?


. 아내 :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하다고 했나 봐. 요즘은 코로나 아니면 아프면 안 된다고. 아파도 치료해 줄 병원이 없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거 같아. 사실, 살 수 도 있었던 건데. 병원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니. 얼마나 자식들은 황당했겠어.


그래서, 왜 굳이 처제가 검은 양복을 찾았으며, 요즘 코로나로 병상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실제 내 주변에서 그런 소식을 직접 전해 들으니 (참고로, 돌아가신 동서의 친구의 남편은 동서 누나와 결혼한 사이라, 그 형님과는 저녁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다) 이제부터는 남의 얘기가 아닌 내 얘기가 되어 버렸다.


아프면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세상. 그것이 코로나가 주는 공포일 듯하다. 그 얘기를 듣고 다음날 뉴스를 보니, 이런 뉴스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람이라는 게. 참 간사한 것이. 막상 코로나 피해사례를 접하니. 뉴스를 보는 주제어가 바뀌어 버렸다)


짧은 상념 7. 대충대충, 건성건성


• 확진자 급증에 수도권 중환자 가용병상 현재 3개… 서울은 '0개’

• 격상 불가피" vs "위험 시설 집중 방역“

• 종합병원, 코로나 병상 확대 검토…"일부 진료 축소 불가피“


대충대충, 건성건성


며칠 전, 메일을 검색하는데. ‘건성건성‘이란 단어를 언뜻 본 거 같아 메모해 준 적이 있다. 그래서, 주말을 맞아, 내가 어디에서 그걸 봤는지 구체적으로 찾아보려 하니. 코로나 관련해서 출입명부를 건성건성 작성한다는 안 좋은 말로 쓰인 기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실, 올 한 해 많은 것을 이룬 사람이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준실업 상태에서 결국 실업의 상태를 극복하지 못한, 그렇다고 하반기에 준비했던 자격증조차 따지 못한 나에게 최근 드는 생각은 ’ 나름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이, 혹여나 건성건성 흐지부지하게 삶을 대한건 아닐까?‘라는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 찾아온다.


그래서, ’ 건성건성‘의 뜻을 찾아보니, 부사어로 정성을 들이지 않고 대강대강 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말이 적혀 있다.


결국, 내가 이 말에 꽂혔다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실망을 드러낸 것인데. 반성은 하고 넘어가야겠다는 마음이다. 특별히, 놀러 다닌다거나, 흥청망청 시간을 보내지 않았어도, 일단 생산적인 일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으니, 이 말을 달리 하면 선택과 집중에서 부족했다는 말일 수 도 있을 거 같다.


선택은 취업과 행복 그리고 삶의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했고, 이 중에서 당연히 취업과 관련된 것에 집중을 했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반기는 순레길과 자가격리 그리고 분위기 파악이었다면 하반기는 너무 자격증 쪽에 올인을 한건 아닌지 싶었다.


이제 올 한 해는 다 지나갔고, 뭐 하나 안전장치 없이 실업자로서 살게 되는 2021년이다. 그러나, 너무 좌절하기보다는, 좀 더 더 냉정해지고, 고민보다는 행동을 통해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더는 ’ 건성건성’이라는 자기반성 보다 ‘ 정성을 다하는 ’ 모습으로 내게 당당한 한 해를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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