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기에
내일의 해가 또 뜨기에
나는 칠흑같은 이 밤을
접어 올리길 주저한다
이 밤의 어둑함이
세상에서 날 숨겨주는듯 하여
나는 암흑같은 이 밤을
털어 버리길 회피한다
피하곤 하던 내일의 태양이
마치 세상의 광명인냥 떠오르면
난 또 눈을 감으며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걸어 잠근다
거울 하나 없는 방이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는 네 눈빛이,
이불 속에 숨은 내가
불쌍하다며 위로하는 네 말빛이,
역겨워 구토하고
숨막혀 아웅하는
내 모습이, 그 꼴이,
역겹고 숨막힌다.
내일은 없다
삶은 오늘의 연속이다
만약 내일이 오면
나는 더 이상 없다.
그러나 어제도 내일도 없는
오늘의 나열일 뿐인 삶을 살기에
나는 희미하게나마
빛이 나곤 한다
혹여 이상하리케
무언가 잘못되어,
만에 하나
빛이 이어진다면
이어진 오늘을
내일이라 부르며
또 다른 마음으로
우주에 외쳐보리라
아아
빛나라 나의 삶이여
아아
범하라 나의 내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