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북한에서 고등학교 학생회장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회장 선거를 어떻게 할까요?
당연하기도 하고 아이러니하기도 하지만 투표를 통해 진행합니다. 과연 민주적인 투표일까요? 뭐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형식적인 선거가 사회에 만연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북한 고등학교에서 학급반장 3년을 거쳐 전교 학생 부회장 1년과 전교 학생회장을 연임하였습니다.
학급반장이야 같은 반 친구들에 의해서 선출되거나 과반수의 득표를 하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전교 부회장부터는 전교 생의 투표가 필요한 것이 당연하겠지요.
전교 회장은 부회장 1년을 거치면 자동적으로 회장직으로 승진하는 개념입니다.
부회장 선거에 도전하겠다고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을 때 선생님은 졸업할 때까지 반장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지만 저에게는 학생회장을 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선거에 출마하는 방식은 자체 출마와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추천으로 출마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자체 출마였고 교장 선생님이 추천하는 학생이 한 명 있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이 추천하는 학생이면 말할 것도 없이 그 친구가 선출되는 것이 일반적이죠.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친구는 많은 선생님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학생이었죠. 저의 담임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의 반대에도 교장 선생님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고 결국 우리 두 후보를 위해 전교적으로 경연대회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경연대회라고 하면 국영수를 비롯하여 여러 과목들을 시험을 치러 성적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렇게 경연대회가 열리게 된 이유는 선생님들이 저는 학업성적도 우수하고 교우관계도 완만하다는 이유였고, 교장 선생님 또한 본인 추천한 학생을 그렇게 생각해서였죠.
이런 방식이면 저에게 더없이 유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교에서 1등을 여러 번 했고 공부에 자신감이 있었으니까요. 결과는 뻔하게도 제가 이기게 되어 학생 부회장을 하게 됩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패배한 후보의 부모님을 통해 교장 선생님이 담배를 뇌물로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죠. 뭐 그렇다고 해서 교장직에서 해임되는 것은 아니지만요.
이 계기로 그 친구의 부모님이 학교에 찾아와 교장 선생님께 뇌물을 토해내라고 소란을 피우고 그 친구는 전학을 가게 되었죠. 당연히 교장 선생님은 저를 눈엣가시처럼 미워하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