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나원이라는 교육기관을 퇴소하고 엄마가 사는 집에 입주하게 되었다.
드디어 나에게도 나만의 요람이 생겼고, 나만의 컴퓨터가 생겼고, 나만의 가족이 생겼다.
밖에서 저녁식사까지 해결하고 귀가하고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등 뒤에서 어색하게 엄마가 ‘아들 오늘은 엄마랑 같이 자면 안될까?’라는 소리가 들렸고 우리는 그렇게 15년만에 모자가 한 이불을 덮고 잠자리에 들었다.
누워 있기만 했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서로 부둥켜 안고 펑펑 울었다.
엄마에게 나는 어리광 부리듯 울고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
소음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 옆집들도 우리의 상봉을 이해하듯 그 공간에는 죄책감 가득한 부모와 그런 부모를 원망했을 아들만 있었다.
새벽 4시쯤 한참 눈물을 펑펑 쏟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그렇게 엄마와 나의 첫 날 밤이 지나갔다.
그동안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했다.
이제 행복 시작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