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냄새가 아이에게 스민다

2021. 12. 03.

by midsunset


최근에 육아 관련 책을 한 권 읽었다. 육아라기보다는 엄마의 마음 또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늘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육아가 수학처럼 뚝 떨어지는 공식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는 것이다. 애도 다르고, 엄마도 다르고, 아빠도 환경도 다른데,


“이럴 때는 이렇게 하세요!”


라고 어찌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으리.


그래서 나는 그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 알아서 거르고, 알아서 새긴다.


이번 책에서 새긴 것은 ‘엄마의 냄새가 아이에게 스민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에 왠지 모르게 미움이 담기면 미운 냄새가 풍기고, 안쓰러움을 담으면 어딜 가서나 왠지 안쓰러운 아이로 지낸다는 것.


책을 읽다가 아이를 한 번 바라봤다. 내가 우리 아이를 보는 시선에는 어떤 냄새가 스며있지? 내가 우리 아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우리 아이는, 어떤 일에나 자신감이 있는 씩씩한 아이, 또래 아이들에 비해 의젓하고 마음속이 따뜻한 아이인 것 같다.


반면, 두 살 아래인 동생을 대할 때는 가끔 이기적이고 짓궂은 모습을 보이는데, 어찌나 찬바람이 쌩쌩 불게 냉정하고 차가운지 모른다.


그래서 이 아이를 바라볼 때, 형제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에 대해 난처하고 어려우면서도 엄마로서 그것을 잘 해소시켜주질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늘 있다.


그리 생각해보니, 아이에게 스민 엄마의 냄새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평소에는 주로 자신감이 넘치고 마음도 따뜻하게 쓰는 편인데, 친구와 갈등이 생길 때는 친구의 잘못으로 발생한 일임에도 어딘지 모르게 늘 본인이 미안한 것으로 결론을 내곤 한다.


아이에게 좀 더 밝고 즐거운 냄새를 스미게 하려면, 갈등의 상황을 당당하고 경쾌하게 풀어나가는 쿨한 아이로 지낼 수 있게 하려면, 나에게서 그런 냄새가 나야 할 터.


나도 엄마로부터 스민 냄새를 지녔을 테니, 저 아이에게 새로운 냄새를 스미게 하려면 밀어내고 채우고 하는 여러 가지의 노력이 필요하겠구나.


오늘은 아이의 이야기에 좀 더 크게 웃어보고, 좀 더 시원하게 마음을 다독여주고, 좀 더 즐겁게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쿨한 냄새야, 나의 아이에게 푹 스며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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