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04.
나는 겨울바람이 차갑게 불어오는 이맘때쯤이면, 마흔을 코 앞에 두었는데도 종종 여고시절의 아침을 떠올린다.
십 대에도 아침잠이 없던 나는, 다섯 시 반이면 눈을 떠서 간단한 아침밥을 챙겨 먹고 등교를 했다. 첫 번째 운행하는 버스에 탑승을 하면 기사님들은 대걸레로 버스 바닥을 한 번 닦거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운행 시작 시간을 기다렸다.
버스가 덜컹거리며 움직이는 동안, 이어폰에서는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버스의 유리창 밖으로 어두운 새벽의 푸른빛이 밝은 아침 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가끔은 나처럼 일찍 눈을 뜬 친구가 버스에 올라타면 뭐가 그리 반갑고 좋은지 웃고 떠들다가 순식간에 학교 앞 정류장에 도착하곤 했다.
하얀 입김 내뿜으며 친구들과 같이 걷던 등굣길, 그 시간이 행복해서 그때도 알았던 것 같다. 언젠가 이 아침들이 참 좋았다고 수도 없이 떠올릴 것을.
오늘 아침, 차갑고 설레는 겨울바람이 코 끝 대신 마스크 틈 사이를 스쳐갔다. 이십 년쯤 지난 그 시절의 아침들이 어김없이 떠올랐다. 웃음이 많고, 시끌 거리고 반갑고 활기가 넘치던 그 아침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기억 속의 젊고 싱그러운 그 아침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