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15.
나는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침대에 몸을 눕혔을 때 몸이 침대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무척 좋아한다. 좀처럼 낮잠을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한 번 잘 때 달콤하고 깊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을 좋아하는데 엄마가 된 후, 수면 습관이 많이 변했다.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고, 조금 후에는 조용한 밤 시간의 여유를 즐기고 싶어 의도하기도 했다.
아이들을 재울 때 잠깐 옆에 누워 있을 때는 순식간에 깊은 잠에 빠지곤 한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며 알게 된 가장 쉬운 수면 교육의 방법이 부모가 잠들면 아이도 잠든다는 것인데 아이들이 커갈수록 그 방법이 너무나 익숙해져서 나는 아이들과 눕기만 하면 그대로 레드썬을 누가 외쳐주기라도 한 것처럼 꿈나라로 직행한다. 더 신기한 것은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이들이 푹 잠든 것 같은 확신이 들 타이밍에 눈이 번쩍 떠진다는 것. 게다가 아이들 이불을 잘 덮어주고 나와서 못다 한 집안 정돈을 마저 하고 잠자리에 누우면 좀처럼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당연히 운동 부족의 이유도 있고, 괜한 걱정과 밀려오는 잡생각을 굳이 꺼내는 탓도 있다고 본다. 넣어두고 아이들 재울 때처럼 사라락 잠의 세계로 직행하면 좋으련만 이상스럽게 자리 잡은 수면 습관이 쉬이 고쳐지지 않아 애를 먹는 날이 많다.
그러다 며칠 전, 우연히 SNS 광고에서 명상과 수면에 도움을 주는 애플리케이션을 보게 됐다. 일주일의 무료 체험기간이 있길래, 밑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였다. ‘굿나잇 스토리’라는 카테고리에서 유명 도시를 여행하는 내레이션이 나오는 콘텐츠를 재생시켰다.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나는 반신반의하며 자세를 잡고 눈을 감았다.
‘기차가 저 멀리서 오는 것 같습니다…….’
그 도시의 모습을 상상하며 귀를 기울이면서도 ‘이렇게 상상하며 듣다가 밤새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들이 다 그렇지, 뭐’ 하면서 결제가 안 되도록 구독 취소를 미리 눌러놓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웬걸! 나는 어느새 잠이 들었고 아침을 맞이했다.
참 신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당연히 나지막하고 편안하게 들려오는 말소리에 심신이 이완된 결과겠지, 싶었다. 몇 번 더 체험해보고 결과가 계속 그렇다면 내가 인정해주겠어, 하는 마음으로 또 잠자리에 누워 콘텐츠 한 개를 골라 재생 버튼을 눌렀다.
다시 아침이 밝았다.
오, 이 신통방통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에게 감사의 메일이라도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한편으로는 평소에도 조금만 눈을 감고 버티면 충분히 잠들 수 있었는데 괜히 밤이 아쉬운 마음에 이것저것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었다는 것을 알기에, 잡생각 대신 들려오는 목소리에 집중하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신통방통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체험 기간이 조금은 남아서 유료 결제를 하면서까지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애용할지 말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남은 체험 기간에는 알차게 이용할 의사가 백 퍼센트이다.
세상 참 좋아졌다는 것을 자주 느끼곤 하는데 이번에도 느꼈다. 이제는 잠도 재워주네, 허허.